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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학의 0시 인터뷰]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 세계에 알리다

<앵커>

지난달 말 프랑스의 작은 도시에서 열린 만화페스티벌에 우리 만화계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획전을 열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기획전에 직접 참여하신 만화가 박재동 선생님 모시고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페스티벌이었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담은 기획전 제목이 '지지않는 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전시회, 어떻게 기획하게 된 건가요?

[박재동/만화가 : 여성가족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담은 만화책을 출간하기로 했는데, 올해 앙굴렘이 1차대전 100주년을 맞이하여 전쟁의 아픔을 주제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참 잘 만났다, 차라리 우리나라 부스를 내서 한국 특별전을 만들자'해서 기획전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선생님 것을 비롯해 몇 가지 작품을 설명 좀 해 주시죠.

[박재동/만화가 : 저 같은 경우는 긴 유화 작품을 했습니다. 오른쪽 끝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옛날 고향, 꽃피는 산골이고, 거기서 왼편으로 어두운 길을 계속 가고 가고, 마지막에는 한복을 입은 소녀가 울고 있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김광성 선생님의 '나비의 노래'는 90페이지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생 자체를 길고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위안부라는 배경을 모르는 외국 사람들도 그림만으로 느꼈을 것 같은데,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박재동/만화가 : 반응이 대단했어요. 앙굴램은 원래 꼬마들이 오지 않는 곳인데 학교 선생님들과 초등학생들이 오고, 또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굉장히 많이 왔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냐면, 그곳에 스티커를 붙이는데, 벽면에 아주 가득하게 '정말 이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 '할머니들 너무 힘들겠다', '우리 지지한다. 힘내세요', '이것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하는 많은 소망이 붙었어요.]

선생님도 직접 준비하시면서 보람도 많이 느끼셨겠어요.

[박재동/만화가 : 그렇습니다. 만화가로 살면서 '만화가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 다른 말이나 글은 보고 생각으로 알고 '아 그렇구나'하고 또 잊어버릴 수 있지만, 이 만화나 그림 작품은 가슴을 울리지 않습니까.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이 참 기뻤죠.]

전시회 전부터 일본 측의 압력과 방해공작이 만만치 않았고, 또 주최 측으로부터 망신도 톡톡히 당했는데 어떻습니까.

[박재동/만화가 : 우리가 이런 전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본의 우익성향 1만 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이 전시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만 단호히 거부하고, 또 일본의 만화 작가들이 반 위안부 카툰을 만들고 '종군 위안부는 역사적 사실이 아닙니다' 이런 플래카드를 걸었어요.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프랑스 앙굴렘 전시 조직위원회가 '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당신들처럼 있는 사실을 없는 것처럼 왜곡하는 것이 정치적인 행위다. 그러니까 철거해라'라고 해서 완전히 철거당했죠.]

박재동 선생님 하면 시사만화의 대부이신데, 앞으로 어떤 것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박재동/만화가 : 이번 사건을 통해서 만화를 그린다는 것, 작품의 힘, 예술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 이런 것을 다시 느껴서 또 계속해서 이런 작품을 하게 되겠죠. 책을 통해서 또 만화를 통해서,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계속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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