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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중동서 무기판매 각축전"

정세가 불안한 중동이 최신예 무기 판매를 위한 강대국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했으며, 이에 따라 역내 군사역학 관계가 위험스럽게 변하고 있다고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가 3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이스라엘에 1조4천억원 규모의 다목적 쌍발 수직이착륙 V-22B 오스프리(Osprey) 6대를 판매키로 한데 이어 알 카에다 소탕에 애써온 이라크군의 전력 강화책의 하나로 공격용 아파치 헬기 등 장비 판매를 승인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또 이집트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다.

레바논 무장 세력 헤즈볼라는 레바논 근해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해군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러시아제 야혼트(Yakhont) 대함미사일을 확보했다.

내전 상황인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도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막대한 재래식 무기를 계속 공급받고 있다.

이슬람권 국가들의 이런 신무기 확충은 역사적으로 군사 분야의 질적 우위(QME)를 누려온 이스라엘에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

물론 미국은 이스라엘이 QME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고수하지만, 역내 일부 국가들의 내전 및 정치적 소요와 어우러진 이란의 핵 무장화 시도는 기존의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FP는 지적했다.

특히 헤즈볼라 같은 국가가 아닌 무장조직으로부터의 위협이 새롭게 부상했다.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무장 세력 하마스는 모두 6만 발 이상의 미사일과 로켓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레바논 전쟁 당시보다 3배나 늘어난 화력이다.

두 적대 세력의 이런 화력은 '아이언 돔'(Iron Dome) 같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뛰어넘는 것으로 유사시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위협이 되살아났음을 의미한다.

더구나 두 세력의 군사적 우위는 단순히 보유 화력 수로만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장비의 질적인 면도 상당하다.

헤즈볼라는 시리아로부터 최신예 야혼트 대함미사일을 몰래 들여왔으며, 하마스 역시 리비아로부터 수동식 휴대용 방공 시스템(MANPADS)을 밀반입했다.

무인기도 이스라엘 전유물이 아니다.

터키, 모로코, 이란도 무인기를 보유 중이다.

더구나 이란은 추락한 미국 무인기를 역 설계해 자체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도 알 카에다 소탕전용으로 올봄에 10대의 미제 '스캔이글'(ScanEagle) 무인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방 주요국들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무인기 제작 기술을 중동권 국가들이 보유하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안보에서 무인기에 대한 취약점 파악 시험에 이미 착수했으며, 이를 고려해 제작한 무장 무인기가 역내에 등장하면 군사지형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의 재무장도 또 다른 변수다.

미국은 2005년부터 이라크에 80억 달러 규모의 장비와 용역을 제공해왔다.

특히 장비 제공은 최근에 두드러진다.

무인기 외에도 이라크는 공대지 헬파이어 미사일 75기를 미국으로부터 인도받았다.

이들 무기는 국내 질서 유지에 필요하다.

하지만, 헬파이어 미사일을 세스나 경비행기 날개 밑에 장착한 채 미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비밀리에 목표 확인 지원을 받아 반군 근거지에 발사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군이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도 시간 문제다.

이런 우려를 고려해 미 의회는 이라크에 대한 F-16 전투기와 AH-64 아파치 헬기 판매에 제동을 건 상태다.

터키 군수산업의 발전 속도도 주목된다.

종래에는 미국 등 서방제 장비에 의존해왔지만, 최근에는 탱크, 무인기, 공격헬기를 자체 제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일제 레오파드 탱크 개량과 이스라엘까지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사용하기로 한 F-35기종 확보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영향을 끼친다.

사우디의 최신 무기 구매 열풍도 눈에 띈다.

세계 7대 무기 구매국인 사우디의 무기 구매(2003∼2012년)는 111%나 증가했다.

이는 이란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스라엘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우디는 공군력 현대화 작업의 하나로 영국과 미국으로부터 각각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F-15기 구매를 추진 중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제작된 지 10년이 훨씬 넘은 F-15와 F-16 기종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이스라엘 공군력의 질적 우위가 감소함을 뜻한다.

FP는 또 같은 시아파인 이란과 이라크 현정부 간의 강력한 군사 동맹 형성 가능성 등도 중동 지역 군사력 균형이 점점 위험한 쪽으로 진행됨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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