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북한판 MD, 주체식 요격 미사일 '번개'

미사일 방어체계, MD는 우리 군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절정의 방어 체계입니다. 한국식 MD를 구축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미국의 MD에 편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라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MD를 구축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북한판 MD, ‘주체식 요격 미사일 종합체’를 드러내고 과시했습니다. 사거리와 정확도, 속도가 MD급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다양한 요격용 지대공 미사일을 선보였습니다. 요격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보다 개발기술이 훨씬 복잡한 고도의 무기체계입니다. 북한은 그런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액면 그대로 믿기도 힘들지만 무시하기도 어렵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북한판 MD, ‘요격 미사일 종합체’를 소개하겠습니다.

● 낯선 북한 요격 미사일 용어

요격 미사일은 지상에서 공중 목표물로 발사하는 지대공(surface to air) 방식입니다. 지대공 미사일의 북한식 표현은 지상대공중 로케트입니다. 지상대공중 로케트는 다시 고사 로케트와 지상대공중 로케트로 분류됩니다. 고사 로케트는 사거리가 짧고 요격 고도가 낮은 저고도 지대공 미사일이고, 지상대공중 로케트는 사거리가 길고 요격 고도가 높은 고고도 지대공 미사일입니다.

북한은 저고도 고사 로케트를 화승총이라고 부릅니다. 화승총은 또 군인이 어깨에 메고 적기를 요격하는 화승총과 이동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자행 화승총으로 나뉩니다. 북한 요격 미사일의 명칭은 촌스럽지만 생김새는 단단합니다. 위력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 지대공 요격 미사일 ‘번개’ 계열

우리와 미국은 KN-06라고 부르는 미사일이 있습니다. 북한 명칭은 번개 5호입니다. 우리로 치면 전쟁기념관인 북한의 조선인민군 무장 장비관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자면 번개 5호는 탄거리 7.5미터, 발사각도 360도의 지대공 미사일입니다. 발사준비 시간은 5분이며 요격비행속도는 마하 7입니다. 북한은 번개 5호로 전투기나 순항 미사일은 물론 탄도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번개 5호를 개량한 번개 6호는 북한 김정은이 지난 2012년 5월 참관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은 번개 6호가 요격비행속도 마하 12, 사거리 400킬로미터, 요격고도 185킬로미터의 러시아 최신예 지대공 미사일 S-400에 견줄만한 무기체계라고 자랑합니다. 번개 6호의 성능이 실제로 그 정도이면 전시에 우리 공군은 전투기를 띄우자 마자 격추됩니다. 성능이 제대로 확인 안돼 답답할 뿐입니다.

러시아의 S-125 페초라를 개량했다고 하는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이 번개 3호입니다. 고정된 지상포대에서 발사하는 1세대 지대공 미사일에서 발전한 이동포대식 2세대 지대공 미사일이라고 북한은 설명합니다. 북한은 번개 3호의 제원을 탄길이 6.1미터에 사거리는 25킬로미터, 요격고도는 14킬로미터라고 주장합니다.

● 그밖의 북한 미사일

북한의 번계 계열에는 번개 1호, 번개 4호도 있습니다. 조선인민군 무장 장비관 설명으로는 하나같이 무시무시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지난해 6월 김정은이 북한 요격부대인 반항공군 제 1017부대를 방문했을 때 북한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공격하는 공대공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하늘의 지휘소라고 부르는 조기경보통제기는 우리 군도 모두 4대를 전력화한 상태입니다. 북한이 대놓고 조기경보통제기를 잡겠다며 무력시위한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K-100이 모델로 K-100은 사거리 400킬로미터에 요격고도 30킬로미터, 요격비행속도 4000킬로미터를 자랑합니다.

탄도미사일은 적지에 탄두를 떨어뜨리면 되지만 MD는 마하의 속도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쏘아 떨어뜨려야 합니다. 미사일의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탄도 미사일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 요격 미사일입니다. 최고 수준의 미사일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 MD를 갖고 있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입니다. 믿기도 그렇고 무시하기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북한 미사일 기술의 객관적인 진면목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