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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새누리당 '중진 차출론'에 잇단 내부 반발

유일한 승리 방정식?…불화·후유증 우려

4일 6.4 지방선거 시도지사와 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120일간의 지방선거 열전이 막을 올렸습니다.

지방선거는 각 지역 주민을 위해 지역의 일꾼을 뽑는 정치적인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현 정부의 지난 1년을 평가하는 중간평가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겠지요.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지방선거에 뛰어든 예비후보에겐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 될 겁니다.

새누리당의 요즘 지방선거 최대 화두는 '중진 차출론'입니다. 접전이 예상되는 수도권과 주요 지역의 선전을 담보하기 위해 현 후보군으로는 부족하니 당내 중진을 적극 참여시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서울, 경기, 인천이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을 꺾으려면 당 중진들이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서울에는 7선의 정몽준 의원이, 경기에는 5선의 남경필 의원이, 인천에는 5선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각각 거론됩니다. 3일 최고위원회의에선 심재철 최고위원이 황 대표의 면전에서(!) 황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며 중진 차출론을 본격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워낙 돌직구 같은 제안이어서 좌중에 웃음이 터졌지요.



그러나 '중진차출론'이 고개를 들면 들수록, 현재 출마 의사를 밝히고 표밭을 다지고 있는 기존 후보군의 고개가 수그러드는 부작용이 점차 심화하고 있습니다.

당장 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든 박민식 의원과, 인천시장을 노리는 이학재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이학재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진 차출론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의원은 중진 차출론에 대해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동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당은 그들의 가치를 높여주어야 하는데, 그들의 이름값을 도매금으로 후려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차출론이니 하는 그런 정략적인 방식은 실패의 방정식일 뿐"이라며 "지난 지방선거를 돌이켜봐도 차출된 후보보다 자신의 지역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쌓은 후보들이 선택을 받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야권연대를 정치공학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에서 차출론을 운운하는 것은 자기모순이고 난센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민식 의원도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러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상태이고 선거 초반전인데 벌써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쟁력 있는 중진을 차출해야 한다고 하면 이는 이미 출마한 동료 후보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것이고, 시합도 하기 전에 우리끼리 총질하고 선수(출마 후보)의 기를 죽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만, 김 지사의 3선 도전이 결정되지 않았을 때는 당 여기저기서 김 지사만 띄우는 바람에 정작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내심 불만을 토로한 적도 있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의 완결판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이나 충청, 강원이 승부처가 될 텐데 각종 여론조사를 봐도 어느 한 곳 수월한 곳이 없어 새누리당은 울상입니다. 그나마 바라는 게 안철수 신당이 뛰어들어 3자 구도가 되는 것인데, 이는 야권연대가 이뤄질 경우 물거품이 돼 버릴 수 있어 중진 차출론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승리를 위한 여정'이라는 수식에도 불구하고 중진 차출론은 분명 적지 않은 후유증과 당내 분열을 낳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를 어떻게 달래고 봉합해 지방선거를 끝까지 치러낼 수 있을지, 새누리당 지도부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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