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으로 유지되는 미국의 핵 미사일
미 공군이 밝혀낸 92명의 혐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40명은 지난해 핵 미사일 운용 자격시험 때 직접 컨닝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주로 스마트폰으로 정답을 주고받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나머지 52명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미 공군 장관 데보라 리는 “핵 무기를 완벽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 같다”며 “컨닝 스캔들은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컨닝을 양산한 문제의 시험은 꽤나 어렵습니다. 미 공군의 핵 장교 500여 명은 미사일 안전과 발사 코드, 핵 무장 전폭기에 대한 3건의 시험을 매월 치러야 합니다. 한달에 한번씩은 모의발사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지구를 파괴할 수도, 지킬 수도 있는 무기를 다뤄야 하니 업무 숙련도가 높아야 하고 그래서 시험이 가혹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핵 장교는 미 공군에서도 엘리트 코스여서 컨닝을 해서라도 시험에 붙고 보직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 ‘컨닝 장교’들의 바람이었나 봅니다. 실제로 이런 시험에서 낙방해 보직을 잃는 장교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전직 핵 장교들을 인용해 핵 미사일 기지의 컨닝 관행이 수십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직 핵 장교들은 냉전이 끝나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시험 스트레스는 되레 커져 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앞서 취재파일에서도 보도했듯이 미국이 타이완에 헬기 부품을 보낸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핵 미사일 부품이었고, 폭격기에 실수로 핵 미사일 6기를 싣고 미 대륙을 횡단하는 등 핵 실수가 잦아지자 시험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미 공군은 기본부터 충실하자는 차원에서 시험을 어렵게, 자주 봤는데 이런 ‘예상 가능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입니다.
구멍 뚫린 미 핵 전력
미 공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핵 장교 500여 명 가운데 컨닝에 연루된 92명이 현재 임무에서 배제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철도 파업을 하면 퇴직한 기관사를 임시방편으로 채용하듯이 미 공군도 현재 ‘돌려막기’로 핵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컨닝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은 장교들의 근무 시간을 늘리고 핵 미사일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고참 장교들을 급히 핵 미사일 기지로 투입하고 있습니다. 다른 무기체계도 아닌 핵 미사일을 이렇게 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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