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엊그제 1월 31일 설날 당일이었죠. 전남 여수 앞바다가 유조선 사고로 또 다시 기름에 오염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 지역은 난데없는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즐거운 설 명절이 악몽 같은 날이 돼 버리고 말았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신덕마을은 20년 전에 <시 프린스 호 기름 유출 사고> 때도 고생을 아주 많이 했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전남 여수시 신덕마을 피해대책위원회 김민철 국장, 전화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장님 나와 계시죠?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설날 아침에 이런 사고를 당해서 무척 당황스럽고 심란하셨죠.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마을 주민들 모두 명절이고 뭐고 없이, 그냥 곧바로 기름 걷어내는 작업 시작하셨다면서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저 같은 경우도 아침 8시 경에 산소에 가려고 양복을 입고 마당에 나왔다가 역한 가스 냄새에 혹시 가스가 새나 싶어서 가스통도 살펴보고, 보일러실도 살펴보고 그러고 있는데, 옆집에서도 냄새가 난다고 뭐 웅성웅성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닷가로 뛰어갔는데, 도착해보니까 역한 기름 냄새 때문에 숨도 쉴 수가 없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기름 냄새가 그렇게 심했군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은 좀 어떻습니까. 악취가 좀 가셨습니까.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지금도 신덕 주민들은 내내 4일째, 방제 작업을 하고 있으니까 이제 약간 면역이 돼서 좀 덜 한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외지에서 오신 분들은 아직도 냄새가 심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그 정도고요. 지금 악취 때문에 몸에 이상을 호소하고 계신 분들도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떻습니까.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동네 주민들이 첫 날부터 아무 대책 없이 그냥 뭐 빨리 기름을 제거해야한다는 마음이 앞서서 마스크나 고무장갑도 착용하지 않고, 까만 원유 밭에서 코를 박고 작업을 하시다가 토하고 쓰러지신 분들도 생기고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신 분들도 계십니다. 몸에 이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시간이 갈수록 이제 늘어서 그게 좀 큰 걱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모쪼록 건강에는 좀 이상이 없어야 할 데 말이죠. 여기도 대책이 좀 마련돼야 되겠군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근데 국장님 저기 지금 이번 기름 유출 사고로 신덕마을이 정말 피해를 크게 입었다고 하는데 말이죠. 처음 마을 앞바다에 나가셨을 때 오염 상황이 어느 정도였던 가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현장에 가보니, 그 큰 배관 파이프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름을 보고 정말 앞날이 깜깜했습니다. 시 프린스 그 사건이 겨우 잊어질 만하니까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긴 거죠. 저 같은 경우는 현재 동네 청년회장 직을 맡고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이제 앞으로 이걸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너무 답답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시 프린스 호 사건 때도 피해를 보신 모양이군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그 피해를 겨우 딛고 일어났는데, 이런 일이 또 생긴 건데요. 그 당시에 기름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습니까.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네.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 신덕마을 앞바다에 양식장 있지 않습니까? 주로 어떤 해산물 양식하고 계신가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지금 신덕은 바지락 양식장이 있고 전복, 해삼, 뭐 미역, 톳 온갖 해산물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신덕마을은 그 작년에 이제 온 주민들이 없는 살림에 다 모아가지고 종표(어린 전복, 바지락)를 5천 만원 어치를 바다에 뿌렸습니다. 투자를 했는데, 이번 기름 유출로 이제 주민들 꿈도 희망도 모든 걸 빼앗아 버린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이렇게 투자까지 하셨는데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났군요. 그래요, 지금 어떻습니까. 당국의 대처는 좀 잘 되고 있나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당국의 대처, 참 답답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저는 솔직히 높으신 분들 믿지는 않습니다. 지금 해경에서도 사고 당일 오후 늦게 출동해서 그 다음 날 70% 해소 작업을 했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800L 기름이 유출됐다는 말도 안 되는 보고를 했는데, 3시간 작업을 하고 그 다음날 70% 해소를 했다고 하고, 그럼 오늘이 4일 째인데, 바다에 기름이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3시간 작업하고 70% 해소 했다는 해경이 30% 남은 그 기름을 4일이 됐는데도 아직도 온 바다가 기름입니다. 그리고 800L 유출 됐다는 기름이 어떻게 온 바다를 며칠 째 덮고 있습니까.
그런 보도를 한 담당자나 설날 연휴 집안에서 편안하게 보고를 받고 초등학생도 이해가 안가는 보고서를 확인도 안하고 그대로 믿고 심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해수부 장관이나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생각할수록 화가 납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름 유출량도 턱없이 주민들의 판단과는 다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800L라고 당국이 발표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그래서 저희 주민들이나 동네 청년들이 그 다음 날 해경 담당자한테 따졌습니다. 아니 이걸 어떻게 이런 보고를 하냐, 당신들도 현장에서 보고 있으면서, 주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냐,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들 보면서 정말 가슴이 아프지 않냐, 어떻게 그런 보고를 하냐, 그러니까 아니 대책 없이 인터뷰를 하다 보니 말이 그렇게 나왔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게 무슨 동네 애들 데리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 책임을 지고 있는 해경 담당자라는 분이 인터뷰를 하다보니까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 이거는 주민을 두 번 세 번 죽여 버리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죠. 말도 안 되는 일이죠. 그러니까 처음에는 800L라고 했다가 또 나중에는 10,000L라는 이야기를 또 하고 말이죠. 무슨 고무줄처럼 이렇게 왔다 갔다 해요, 늘었다 줄었다 하고 말이죠. 지금 피해지역 주민들은 당국에 어떤 바람을 좀 갖고 계세요.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뭐 주민들이나 인근 지역 어민들은 왜 나라에서 재난 지역 선포도 안 해주냐고 하는데, 저나 이제 마을의 그 가장 젊은 단체인 청년회는 솔직히 높으신 양반들은 안 믿습니다.
다른 거 원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도와는 못 줘도 축소, 은폐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평생 바다만 바라보고 바다가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어민들, 기름으로 죽이고 말로 두 번 세 번 죽이지 마십시오. 크게 바라는 것 없습니다, 윗사람들한테. 지금 윗사람들의 축소, 은폐 그것 때문에 지금 주민들 더 힘들게 하고 더 분노를 느끼게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지금 주민들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알 것 같습니다. 힘내시고요. 저희들도 함께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방송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민철 신덕마을 피해 대책위 국장: 네,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까지 기름 유출사고로 피해가 가장 컸던 여수시 신덕마을 김민철 피해 대책위 사무국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자, 계속해서 해양수산부 좀 연결해보겠습니다. 임송학 해양환경정책과장 연결돼 있는데요, 나와 계십니까.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네, 안녕하세요. 임송학 과장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과장님 피해지역 신덕마을 주민 이야기 들으셨죠?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네, 잘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당국을 믿지 않는다, 이런 말씀하시네요.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네, 초기 대응에 있어서 인터뷰 내용 등에 대해 대단히 민감한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 한 것은 일단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초기 대응이 잘못 됐다는 건가요?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초기 대응이 잘못 됐다기보다도 발생한 날짜가 또 설날 당일이다 보니까 지역 주민들은 다 고향에 돌아가 있는 부분도 있고, 해경이라든가 이런 관계위원에서는 급히 소집을 했습니다만은, 사고 수습이 너무 뜻밖의 경우로 발생해서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해양 시설에 대한 대응이 조금 생각보다도 빠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그 관계를 확인해 보니까 충돌한 게 전원이 꺼지는 바람에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으로 인해서 해양 시설의 밸브를 차단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송유관 밸브를 차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말씀이시죠.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그렇죠, 전원이 꺼지는 바람에 실질적으로 사람이 동원해가지고 인력으로 밸브를 잠가야 하는 부분이 됩니다. 즉, 해상으로 이동해서 밸브를 잠가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조금 우리가 확인해보니까 충분히 뜻밖에도 시간이 걸렸던 부분을 확인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지금 주민들은 바다에 새나간 기름의 양이 애초에 1,000L 이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보도를 했다, 이거 축소보고 아니냐, 이런 불만을 또 갖고 계시거든요.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네, 그렇습니다. 유출된 부분은 사건의 정도라든가 나중에 피해 보상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민들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축소 보도가 된 것 아니냐, 라는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만은 정확한 유출량은 GS 관계자라든가 환경전문가, 해경 등 관계위원에서 정확한 조사, 분석이 필요로 하고요.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좀 경과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언론에서 약 10 KL 정도가 유출 된 것으로 추정 보도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아직 정확하게는 추정치도 좀 갖고 계시지 않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추정치로써는 약 10 KL 정도로 보도되고 있는데요. 정확한 유출량 정도는 또 전문기관의 조사,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네, 하여간 지금 보면 처음에 해경의 발표가 다르고 시당국의 이야기나 주민들의 이야기나 언론사 보도가 다 달라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 같아요. 아무리 민감한 문제라고는 하지만 이 문제는 정리가 좀 잘 되어야 할 것 같고요. 윤진숙 장관이 좀 늦게 내려오신 것도 주민들이 많이 좀 화가 나신 것 같은데요.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일단, 장관님이 늦게 내려오신 것보다도 저희들이 초기 대응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에 포커스를 좀 맞춰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드릴 수 있겠고요. 또 저희들이 말씀 드릴 것에 있어서는 기름 유출 사고가 날 때,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은 해양에서의 특성도 고려돼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바다에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조류의 흐름이라든가 바람의 방향과 세기 등이 상당히 영향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름이 바다로 유출되는 경우에는 기름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기름이 한쪽으로 몰려 있기도 하고, 갯벌이나 바다에서 좀 가라앉기도 하고, 바다에 또 녹으면서 널리 확산되고 유막이 형성되는 등 여러 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육상에서 사고 나는 것과 달리 바다에서의 기름 사고는 정확한 기름 유출량을 산정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지연 대응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기름 사고가 났을 때는, 유출량 측정 관련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해가지고 보다 정확한 유출량을 가려낼 수 있는 그런 제도를 갖추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당국에서는 방제 작업 한 7~80% 이루어졌다, 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이렇게 반박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어느 정도나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지금 사고 발생한지 3일이 경과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피해지역 주민들을 포함해가지고 군과 면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유출 기름의 상당 부분을 조기 방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 계속적인 해상 순찰이나 항공기 예찰을 통해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기름의 일부가 조류의 흐름이라든가 바람의 영향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상에서의 방제부분은 상당 부분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신덕마을을 포함해가지고 일부 해안가 마을의 연안 방제는 아직까지 한 일주일 이상 계속해서 방제를 해야 될 것으로 보이고요.
조금 전에 지역 주민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갯벌이나 모래, 갯바위 틈에 껴있는 기름 잔량에 대해서는 과거의 경험상으로 볼 때도 기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일부 추정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해양오염 영향 조사를 실시해가지고 방제조치가 될 수 있도록 계획으로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바라건대, 정말 잘 좀 해주시길 바랍니다. 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해양 수산부 임송학 과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