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겨울에도 성장 클리닉마다 방학 특수를 누렸습니다.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 호르몬 주사 때문입니다. 이게 원래는 성장장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처방하는 건데 요즘은 꼭 그렇게 쓰이지는 않죠. 부작용도 함께 늘었습니다.
뉴스인 뉴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12살 이 모 양은 친구들보다 10cm 이상 키가 작아 고민하다 지난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성장호르몬 결핍 진단을 받고 일곱 달째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이모 양 어머니 : 여자애들 같은 경우는 취업이나 이런 것도 있고, 당장 학교 다닐 때도 애가 왜소하면 많이 치여요.]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터너증후군 등을 앓을 때 제한적으로 처방하는 치료제입니다.
문제는 이런 질환이 없는 정상 아이들이 연간 수만 건씩 처방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성장클리닉에서는 학부모들에게 거리낌 없이 성장호르몬 주사를 권하고 있습니다.
[성장클리닉 상담직원 : 남들보다 1년에 1~2cm 덜 자라는 게 3년 쌓여서 5~6cm 차이 나면 커지잖아요. (주사 맞으면) 10명 중 9명은 효과 봐요.]
질병 치료가 아닌 경우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주사비로 연간 1천만 원 넘게 들어갑니다.
보통 짧게는 1년, 길게는 4, 5년까지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경제적으로 뒷받침된다면 거의 다 맞힐 걸요? 다 맞히는 걸로 생각을 해요. 엄마들하고 얘기를 해보면 그래도 요즘은 (키가) 커야 된다, 그래요.]
그러나 성장장애 질환이 없는 아이들이 주사를 맞으면 큰 효과는커녕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남효경/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일으킨다거나 척추가 측만증이 있었던 경우에는 그것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2008년 2건에 불과했던 부작용 사례는 지난해는 9월까지만 해도 67건으로 급증했고, 발진과 척추기형, 시력 손상 등이 보고됐습니다.
질병이 없다면, 이런 주사를 맞지 않더라도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는 여자 만 14세, 남자 만 16세 이전에 충분히 자고, 잘 먹고,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면 예상 키보다 최고 7cm까지 더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노인식, 영상편집 : 박선수,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