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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전재용 그림 최고가 응찰자에 '왜 샀냐' 물으니

'전 콜렉션' 2차 경매 뒷얘기… 전재용 작품 20점 모두 팔려

[취재파일] 전재용 그림 최고가 응찰자에 '왜 샀냐' 물으니
과연 팔릴까 했는데, 다 팔렸다. 전재용은 ‘완판남’임이 다시 입증됐다. 이번에는 ‘소장품’이 아니라 ‘작가’로서 ‘완판’을 달성했다.

서울옥션에서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의 2차 경매가 진행됐다. 전직 대통령의 소장품 경매인데다, ‘괜찮은’ 작품도 포함되어 있어 많은 관심을 끌었던 1차 경매와는 달리, 2차 경매는 ‘확실히’ 썰렁했다. 1차 경매 때는 응찰자와 관람객,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었는데, 이번에는 취재진까지 합쳐봐야 100명 남짓이 모였다. 이런 분위기는 경매 결과에 그대로 반영이 되었다. 2차 경매의 낙찰률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84%로, 출품작 총 163점 가운데 140점이 낙찰되었다. 낙찰총액은 3억 1659만 원이다. 낙찰률 100%, 낙찰총액 27억 7천만 원이라는 1차 경매 결과와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결과이다.
전재용
오치균 '할머니' (추정가 4천~6천만 원)
 
1차 경매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던 스페인 수제 도자기 야드로의 경우도, 이번에는 대부분 추정가보다 낮게 낙찰되었다. 오치균, 사석원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은 유찰이 되기도 했다. 2차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낙찰된 오치균의 '할머니'는 경매사 측이 정한 낮은 추정가인 4천만 원을 간신히 기록했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로 진행되던 경매는 46번 작품에 이르자,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2차 경매의 최고 화제작 전재용의 '무제' 작품이 2점 잇따라 진행됐기 때문이다.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모작이다', '작가가 그린 그림도 아닌데 어떻게 파느냐‘ 말도 많았던 작품들이다. 그래도 경매 전부터 꾸준히 문의가 들어왔었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팔리긴 팔릴 텐데 얼마에 팔릴까가 관심사였다. 옥션 측의 추정가는 오프라인 작품은 50에서 200만 원선, 온라인 작품은 10, 30, 50만 원선이었다.
전재용
전재용 '무제' (추정가 50만~200만 원)
 
이번 경매 도록의 차례 면 바로 앞 페이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그림, 전재용의 대표작(?)처럼 여겨진 그림이다. 30만 원으로 경매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서면과 전화 경합이 치열하게 붙었다. 그러던 중 현장 응찰자가 나서면서 가격이 쭉쭉 올라가기 시작했다. 경합을 거듭하던 끝에 이 작품은 220만 원에 현장 응찰자에게 낙찰이 되었다.

이어서 나온 전재용의 1989년 작품도 30만 원에서 시작해 130만 원에 낙찰되었다. 온라인 경매에서도 전재용 작품은 다 팔렸다. 14만 원부터 125만 원 사이에서 모두 낙찰되었다. 20점이 나와 20점 모두 팔리면서, 전재용의 작품만으로 1404만 원의 낙찰총액을 달성했다. 이쯤이면 '작가'로도 성공적으로 데뷔했다고 쳐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보통 미대 재학중인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아시아프(ASYAAF)'에서 새내기 작가들의 작품이 50~150만 원 선에 판매된다고 하니, 전재용도 '신인 작가' 대열에 낄 수 있을 듯하다.

전재용의 작품을 최고가(?)인 220만 원에 낙찰 받은 응찰자를 쫓아가 물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난 1차 경매에서도 현장에 있었던 응찰자 같았다. 전재용 작품 경매가 끝나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전재용 씨의 그림을 왜 사신거냐고?'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부탁을 받고 왔다'는 것이다. 대리인으로서 참석해 패들을 들었다는 것이다. '가격이 더 올라가도 응찰했을 것이냐'고 물었더니, '적정선에서 낙찰을 받았다'고만 답했다. 조명을 받는 게 부담스러웠던지 이 응찰자는 더 이상의 인터뷰는 거절하고 자리를 떴다.

2차 경매에서는 의외로 고미술 작품이 경합을 일으키며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민화 백동자도'는 350만 원부터 시작해 3400만 원에, '백수백복도'는 80만 원에 시작해 시작가의 17배 정도 되는 1350만 원에 낙찰되었다. 고미술 애호가의 수요는 꾸준히 있는데다, 가격이 시장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면서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는 분석이다.

2차 경매를 끝으로 서울옥션에서 진행한 공식적인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는 끝났다. 이제 압류 미술품의 4분의 1 정도가 남았고, 다음 달쯤 K옥션에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옥션에서 유찰된 작품들도 다음 달 온라인 경매에 다시 출품될 예정이다. '막대한 미술 소장품'에서 시작해, '압류 미술품 경매', '한국 미술 경매 사상 전무한 100% 낙찰률 달성', '전재용 그림 경매'까지 끊임없는 '이슈'를 만들어 온 '전 콜렉션 경매'가 다음에는 어떤 화제를 불러올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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