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뒤늦게 수용하면서 시기를 우리측에 일임하겠다던 북한이 우리 정부가 내달 17∼22일 금강산에서 상봉행사를 갖자는 구체적 제의를 받은지 이틀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2월 중순 이산상봉 행사 진행을 위해 열자고 제의했던 29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도 열리기 어렵게 됐다.
우리 제안을 그대로 받지 않더라도 28일까지는 북한이 나름의 수정제의를 할 것이라던 관측이 우세했던 터여서 북한의 무응답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북한이 앞으로 상봉 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측이 제시하는 일정을 순순히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4일 보내온 전통문에서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상봉 시기를 우리측에 일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대남 압박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미련을 털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상봉 행사 준비의 첫 단추인 적십자 실무접촉을 무산시킨 것은 결국 북한이 우리측 바람보다는 상봉 행사를 더 늦게 열기를 바라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부는 키 리졸브 연습 시작에 앞서 내달 17∼22일 상봉 행사를 개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속도를 내 상봉행사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행사가 2월 말 이후에 열려야 '상봉 분위기'를 명분 삼아 한미 군사훈련 중단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할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이 이날 시행된 우리 군의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에 불만을 품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의 중지를 요구하는 국방위원회 명의의 위협성 전통문을 보내온 바 있다.
한편에서는 북한이 이날 먼저 우리측에 판문점 연락관 연장 근무를 제의해왔던 점을 들어 단순히 준비 과정에서 시간이 부족해 입장 전달을 하루 늦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일단 내일까지 북한의 입장을 기다려본다는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자기들 내부 입장 조율이 덜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상봉 날짜에 대해 북측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2월 이산상봉' 이틀째 무응답 北 의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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