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원주민인 애보리진의 존재를 헌법상 인정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호주 국영 ABC방송은 토니 애벗 총리가 현지시간 지난 26일 '호주의 날' 행사를 계기로 헌법상 애보리진의 존재를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호주입헌군주제지지연맹AML은 정부가 애보리진의 헌법상 지위를 인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추진할 경우 백인들의 호주 대륙 정착에 적대적인 집단에 의한 폭력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ML은 또 최근 '호주의 날'을 앞두고 발생한 멜버른의 '쿡 선장의 오두막' 기물파손 행위를 봤을 때 헌법상 애보리진의 지위를 인정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유사 폭력사태가 빚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쿡 선장의 오두막'은 유럽인 가운데 최초로 호주 대륙을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을 기념하기 위해 259년 전 쿡의 부모가 지었던 오두막을 그대로 보존한 곳으로, 얼마 전 '호주의 날'을 앞두고 "1월26일은 호주의 수치"라는 내용의 스프레이 낙서가 오두막 담벼락에 칠해진 것이 발견돼 논란을 빚었습니다.
반면 백인 주류사회와 애보리진 커뮤니티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온 호주화해위원회의는 모든 호주인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1788년 1월 식민지 건설을 위한 최초의 영국 선단이 호주 대륙에 도착한 이후 백인 정복자들에 의해 자행된 대규모 종족학살로 민족성의 근간을 상실하고 최하층민으로 전락한 애보리진 문제는 오랫동안 호주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케빈 러드가 이끄는 전임 노동당 정부는 애보리진의 헌법상 지위를 인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더 많은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민투표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애벗 총리는 오는 9월까지 헌법 개정을 위한 초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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