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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관광객 남들은 유치, 우리는 퇴치 (?)

한국 관광 '문전박대'…대놓고 큰 소리로 中 뒷담화

[월드리포트] 중국 관광객 남들은 유치, 우리는 퇴치 (?)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한국 관광업계가 술렁입니다. 몰려올 중국 관광객에 대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옵션이나 강제 쇼핑을 엄격히 금지한 중국 여유법의 시행으로 단체 관광객은 많이 줄어든 반면 개인 관광객은 크게 늘었다고 하죠.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질적 개선을 이룰 계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인이 관광업계의 희망이 된 것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동남아도, 유럽도, 미주도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해외 여행에 나서는 중국인의 수는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들이 쓰는 돈은 2012년에 이미 108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천문학적인 움직이는 시장을 어느 나라가 남의 일 보듯 하겠습니까? 콧대 높기로 유명한 프랑스마저도 중국 관광객을 잡기 위해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정도입니다.

중국 관광객1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천혜의 지정학적 위치를 가졌습니다. 중국인들이 찾기에 가장 가깝고 편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당장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4백40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전년도보다 무려 53%가 뛰었습니다. 중국을 찾은 한국인 수는 3백97만 명입니다. 합하면 8백30만명을 넘습니다. 올해는 1천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국경이 아예 열려있다시피 한 서유럽에서도 두 국가 사이의 유동인구가 이렇게 많은 경우는 찾기 어렵습니다.
중국인 한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쓰는 돈은 평균 2천백 달러입니다. 관광객 10명이 찾아오면 중국에 중형차 1대를 파는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셈입니다. 그런데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더 큽니다. 있는 시설과 유적, 자연환경을 이용할 뿐인 관광업은 매출액의 거의 대부분이 부가가치로 남습니다. 고용 효과도 훨씬 큽니다. 중국과의 교역에 있어 관광업은 자동차 산업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효자 산업입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행운을 거머쥐어서 그럴까요? 우리나라는 중국인 관광객을 그닥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나아가 그만 찾아오기를 바라면서 눈치를 주는 모습입니다. 해외 각국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목을 매는 것과 완전히 대조적입니다. 어떤 점에서 그러냐고요?

중국 관광객3
우선 오기도 전에 문전박대합니다. 지난해 베이징 주재 우리 영사부에서 발급한 비자가 43만건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를 담당하는 영사는 단 2명입니다. 휴일도 없이 24시간 일하더라도 거의 2분에 1건씩 비자를 심사한 셈입니다.

원래는 담당 영사가 3명이었습니다. 그나마 1명의 임시 파견자가 지난해 귀국하면서 2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일은 50% 가까이 늘었는데 근무자수는 오히려 축소됐습니다.

비자 관련 업무는 공안과 서비스의 성격을 동시에 지닙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안되는 외국인을 걸러내야 합니다. 동시에 더 많은 외국인이 신속하고 편안하게 우리나라를 방문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둘 다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공안 기능입니다. 비자 발급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아무나 마구 들여보낼 수 없는 것이죠. 따라서 둘중에 하나를 희생한다면 결국 서비스의 기능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자 발급이 늦어지고, 지연되고, 정교한 조사 없이 거부되는 것입니다.

우리 주중 대사관은 담당자들을 주말에도 계속 출근시켜 일종의 비상근무체제로 이런 사태를 가까스로 막아왔습니다. 아울러 우리 외교부에 담당 주재원 수를 늘려달라고 꾸준히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인원을 늘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입니다. 대사관은 더 이상은 한계라며 비자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비자 발급은 외교부 입장에서 자기 일이 아닌 것이죠. 그러니 주재관을 더 늘리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까지 요구했는데 무시하는 것을 보면 비자 발급 서비스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다는 뜻입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비자 때문에 큰일 났다고 벌써 걱정들입니다." 대사관 사정을 잘아는 인사가 한숨을 쉬면서 한 말입니다. 프랑스가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모습(서경채 파리 특파원의 월드리포트를 참조하세요)과는 정반대입니다.

우리나라를 찾아온 중국인 관광객들을 조롱하거나 깔보는 행위도 문제입니다.

가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베이징의 식당에 갔다가 가슴 조마조마한 경험을 합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한국인들이 식사를 하면서 큰 소리로 중국과 중국인의 흉을 보는 소리를 듣게 되서입니다. 중국에는 아시다시피 한국말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조선족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한족들 가운데도 한국말을 곧잘 알아듣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류 바람 때문이죠. 그런데도 아무도 한국어를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다 들리도록 중국의 뒷담화를 하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중국 안에서도 이런데 국내에서는 얼마나 더 심하겠습니까? 대놓고 흉을 보죠. 하지만 한국까지 오는 중국인들이라면 적어도 한국인이 중국을 비하해서 쓰는 단어가 무엇인지 정도는 아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일본인이 우리를 '조센징'이라고 했을 때 우리가 그 의미를 알듯이 말이죠.

꼭 말 뿐만이 아닙니다. 서양인에 비해 눈에 띄게 차별하거나, 무례하게 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국인에게 굽실거려야 할 이유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를 찾아온 손님에 대한 예절 정도는 차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중국 관광객4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도 합당하지 않습니다.

한 때 제주도를 비롯해 우리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외 투자유치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유치 실적을 대단한 치적인양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의 경우 중국에서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인 투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세우는 리조트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러자 언제부터인가 말이 달라집니다. 중국인이 제주도를 다 먹어치울 것이라면서 말이죠. 환경을 훼손한다며 공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합니다.

문제가 되는 개발 공사들은 다 합법적인 절차를 밟고 담당 관청의 심사를 거쳐서 결정된 것입니다. 특별히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뒤늦게 말을 바꿔 문제를 삼는 것은 신뢰를 잃는 행위입니다. 애초에 엄격하게 심사를 했어야지요. 투자의 요건과 자격에 대해 일관된 원칙을 세웠어야죠. 일단 정해진 제도와 절차를 준수한 사업은 끝까지 지원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우리는 중국과 3천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고, 끊임없이 교류하며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싫으나 좋으나 강대국 중국의 영향을 받으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한해 1천만 명을 넘어서는 인적, 물적 교류를 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지혜롭게 잘 이용해야 합니다. 과거 사대주의 시절처럼 중국을 떠받들며 살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일없이 중국을 깔보고 무시하다 명분도, 실리도 놓치는 것처럼 바보 짓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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