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동요에도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또다시 축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면 기초 체력이 약한 신흥국들은 자본 이탈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신흥국발 위기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연준은 예정된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첫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하면서 자산매입 규모를 계속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WSJ는 연준이 오는 28∼29일 FOMC 회의에서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에 대해 논의하겠지만 주요 관심 사안으로 비중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매입 규모를 더 줄일지가 최대 안건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신문은 연준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 전망 근거로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이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 때문이라는 주장에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 통화가치 폭락의 원인이 됐다면 연준이 처음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했던 지난해 12월에 이들 국가의 화폐 가치가 급락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아르헨티, 터키 등 일부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은 자국내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흥국 통화가치 폭락이 미국 경제와 금융에 당장 큰 문제가 된다는 확신도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연준의 최대 관심은 고용과 물가 등 미국 경제다.
미국 경제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부를 결정하는 직접적인 요인이지 해외 변수는 아니다는 의미다.
연준은 현재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신흥국 충격으로 지난주 말에 급락했지만 궁극적으로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WSJ는 전했다.
일시적인 지표나 사건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으려는 연준의 성향도 양적완화 추가 축소 가능성을 높인다고 신문은 밝혔다.
연준은 이달 초에 발표된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이 좋지 않았지만 미국 경제 회복세가 강하다는 견해를 바꾸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신흥국의 사정이 급하게 됐지만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또다시 축소하면 성장률, 물가,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등 기초 체력이 약한 신흥국들은 자본 이탈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셔링 신흥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에 미칠 영향이 경제 여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가 가장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이 이번 달에도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면 매월 850억 달러에 달했던 양적완화는 이달에 750억 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650억 달러로 줄어들 수 있다.
(뉴욕=연합뉴스)
미 연준, 신흥국 불안에도 양적완화 더 줄일듯
"예정된 길 갈 가능성 커"…위기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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