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대체 누구인가”
안철수 의원이 어제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21일, 제주에서 ‘3월 말까지 창당 선언’을 한 뒤 안 의원의 지방 순회 행보가 빨라졌습니다. 선언 이틀 만에 목포를 방문했고, 3일 뒤인 어제 고향인 부산을 찾아간 것이지요. 26일 부산에 가기로 한 것도 이틀 전에야 일정이 부랴부랴 잡혔습니다. 급박하게 잡힌 만큼 방문 일정은 단순했습니다. 오전에는 부산 부전시장을 찾아가 상인들을 만나고, 오후에는 시민들과의 공개 간담회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말이어서 따라간 취재 기자들도 9명에 불과했지요.
기자들이 바빠진 건 점심시간 즈음이었습니다. 안철수 의원 측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김성식 공동위원장이 “안철수 의원은 오늘 일정이 끝나고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방선거와 창당을 앞둔 안철수 의원의 행보, 기자들은 분주해졌습니다. 부산 음식의 상징으로 떠오른 돼지국밥을 먹으며 질문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역시 초점은 ‘대체 누구를 만나느냐’였습니다.
신경이 곤두선 기자들의 질문에 안 의원은 일단 “부산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방선거의 영입 대상 인물인지를 묻자 “의논하기 위해 만나는 겁니다. 게다가 내일 일정이 있어 빨리 만나고 올라 갈 것 입니다”라고 답했지요. 한창 영입설이 도는 부산시장 출마 예정자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냐는 질문에도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기자들의 신경은 더 날카로워졌고, 더 바빠졌지요.
예정된 오후 시민 공개 간담회가 끝나고 저를 제외한 모든 기자가 현장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초 오후 4시 반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올라올 예정이어서 간담회 이후 바로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지만, 예정된 기사가 있는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현장에서 좀 더 취재하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실제 한 언론사의 기자는 끝까지 안철수 의원을 따라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굴 만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요.
안철수 의원은 어제 부산 간담회에서 “창당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2월 말로 예정한 창당준비위원회 구성을 2월 중순까지 앞당기겠다는 것이었지요.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물론 재보궐 선거와 2016년 총선, 그리고 최종 목적지로 볼 수 있는 2017년 대선을 겨냥해 안철수 의원이 주장하는 ‘새정치’의 실체를 조금 더 빨리 현실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알려지지 않은 만남’을 함께 한 관계자는 "유력 정치인을 만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입 대상이라기 보다는 안 의원이 주장하는 새정치에 대해 설명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는 말이었지요. 그러면서 ”꼭 지방선거만 바라보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멀리 총선을 내다볼 수도 있고, 창당 과정에서 필요한 정책적인 부분의 인재도 많다“고 말했지요.
안 의원과 제3의 인물의 만남은 부산 모처에서 한 시간 정도 이뤄졌다고 합니다.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다고 전해지는데요. 이 인물이 누구인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서 분명해 보이는 건 있습니다. 바로 안 의원이 지방선거 이후의 행보까지 염두에 두고 창당을 생각한다는 것인데요. ‘안 의원의 권력의지가 강해졌다’라는 주변의 평가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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