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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교육감 출판 기념회는 '등골 브레이커'?

[취재파일] 교육감 출판 기념회는 '등골 브레이커'?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작성 2014.01.23 09: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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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교육감 출판 기념회는 등골 브레이커?
장면 #1. 어제 저녁 7시, 문용린 교육감 출판기념회 행사장 안(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새로 펴낸 '문용린의 행복동화' 출판기념회 행사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서울대 교수 출신으로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던 문 교육감은 이미 30여권의 저서를 펴낸 다작의 저명 교육학자인 터라 그 화려한 저술 경력에 또 한 권의 책이 더해진다해서 새로울 건 없었습니다. 특히 이번 책은 제목에서 보듯 전문 학술서가 아닌 자신의 교육 철학을 담은 에세이 성격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눈길을 끄는 건 다름아닌 참석자들의 면모였습니다.

6.4 지방선거에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의원을 비롯해 서남수 교육부 장관 , 모철민 청와대 교문 수석 등 집권당과 현 정부의 교육 관련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습니다.

이미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과 여전히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 의원 모두,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시장-교육감 러닝 메이트 제가 실현될 경우 유력한 선거 동반자인 문 교육감과 호흡을 맞춰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참석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미를 띨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문 교육감 본인은 여전히 교육감 선거 재 출마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장면 #2. 같은 시각, 출판기념회 행사장 밖 도서판매대 앞

행사장 안보다 밖은 더욱 더 발디딜 틈없이 붐볐고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했습니다.

커다란 테이블위에 마련된 '도서판매대'에는 문 교육감의 저서가 노란 서류 봉투에 담겨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가슴띠를 두른 정체 불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책을 팔고 있었습니다.

판매대에는 "공직선거법에 의거 책을 무료로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인 친절한 문구와 함께 '정가 판매'라는 표지판이 오롯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책의 정가는 10,000원!

재미있는 건 긴 줄을 서가며 책을 사는 사람들이 만원권이나 오만원권 지폐를 꺼내는 대신 하나같이 흰 봉투를 내밀더라는 것입니다. 불투명한 흰 봉투들은 역시나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흰 상자에 쉴새없이 담겼고 봉투 안의 내용물이 뭔지는 짐작만 할 수 있을 뿐 절대 볼 수 가 없었습니다. 다만 봉투에는 OO학교 교장, OO학부모 협의회장, 00교육협회 등 자신을 밝히는 신상 정보가 또렷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 출판기념회는 '등골 브레이커'

여의도 정치인들이 편법적인 후원금 모집을 위해 이용해 온 출판기념회는 이해 관계에 놓인, 한 마디로 '을'의 위치인 사람들을 강제 동원해 비자발적인 헌금을 거두는 악습, 즉 '등골 브레이커'로 불립니다. 세금고지서 처럼 날라 온 출판가념회 초대장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기준으로 90일 이전에 개최하는 출판기념회는 횟수에 상관없이 법에 저촉받지 않는데 출판기념회에서 책값 명목으로 한 사람이 수십만원씩, 많게는 수천만원을씩 내는 게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이 돈은 정치자금으로 규정된 것도 아니라 한도액이 없습니다. 얼마나 모았는지, 어떻게 사용했는지 사용 명세서를 공개할 의무도 없습니다. 초, 재선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걷히는 돈은 보통 1, 2억원이고 다선의 주요 당직자나 중진급일 경우는 10억원을 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 폐해를 우려한 일부 양심적인 여야 의원들이 출판기념회 금지 혹은 제한 관련 입법을 추진했습니다만 아직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는 차원이 다른 광역단체장 선거에 버금가는 대형 선거로 꼽힙니다. 교육감 선거를 치르려면 적어도 20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습니다. 엄청난 선거비용을 준비하려면 출판기념회는 불가피하다고 누군가는 말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교육계의 리더인 교육감을 뽑는 선거는 그래도 여의도 선거와는 좀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희~고 순결하고 아름다운 선구자 같은 교육계의 리더를 원하는 어린 학생들이 하나 하나 다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 '목련화'

주최 측이 준비한 2천 권의 책은 모두 소진되며 출판기념회는 성황리에 끝났고 축하객들의 '눈도장'찍기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은 제각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제 귀에는 출판기념회 말미에 테너 임웅균 교수가 불렀던 멋진 가곡이 씁쓸하게 맴돌고 있습니다.

'목련화'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 길~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처럼 순결하고
그대처럼 강인하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


( 출처 : 가사집 http://gasazip.com/299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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