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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 생체 실험 日 '731부대' 대거 박사학위

단죄 받지 않은 전범들

<앵커>

잔혹한 생체실험을 한 일본 관동군 731부대 대원들이 일본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잘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쟁 범죄자들이 대부분 일본 의학계의 지도자가 된 겁니다.

도쿄에서 김승필 특파원입니다.



<기자>

1942년 일본 교토대학에 제출된 박사학위 논문입니다.

군사기밀이란 글자와 함께, 논문의 주임 교관이 육군방역학교실 이시이로 기록돼 있습니다.

바로 관동군 방역급수부, 이른바 731부대의 책임자인 이시이 시로입니다.

논문 첫 페이지에는 '특수임무 달성상'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생체 실험을 뜻하는 말입니다. 생체 실험 자료가 박사 논문 연구 자료로 사용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교토대 의대는 전쟁 당시는 물론 이후 1960년대까지, 731부대 관계자 23명에게 의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 의학부도 1945년 9월, 731부대 군의장교인 모노에 토시오에게 의학박사학위를 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양순임/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장 : 전쟁에 책임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전쟁과 관련된 것을 전부 다 영웅화 한다는 것은 양심이 없는 거죠.]

731부대 관계자들이 이처럼 단죄를 받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과 러시아가 생체실험 자료를 넘겨받는 대가로 이들의 전쟁범죄를 묵인했기 때문입니다.

731부대 관련자들은 전쟁이 끝난 뒤 일본 녹십자를 설립하기도 하고 의사회 회장이 되거나 의대 학장이 되는 등 의료계 요직에 진출했습니다.

(영상취재 : 안병옥,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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