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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칼럼] 청년 실업, 더 악화된다고?

[논설위원칼럼] 청년 실업, 더 악화된다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특히 고통받는 그룹이 있습니다.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층입니다. 국내에서는 15세-29세 까지의 인력을 청년층이라고 구분합니다. 이른바 '청년 실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년층의 구직난은 심각하기만 합니다.

실제를 볼까요? ILO 국제노동기구의 조사를 보면 2013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12.6%입니다. 2009년 12.7%, 2011년 12.3%였다가 2012년에는 12.4%였는 데, 2013년에 다시 악화된 것입니다. 2007년 11.5%였던 것에 비하면 1.1% 포인트나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2014년 예상이 12.7%, 더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ILO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2018년 까지는 경기 회복 속도가 다양한 예상치의 중간 정도를 따라 가더라도 청년 실업률은 12.8% 이하로 떨어지기가 어렵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각국 별로 보면 더 심각합니다. 2008년과 2012년을 비교해 보면 청년 실업률에서 그야말로 극적인 변화가 나타납니다. 먼저 그리스, 2008년 20%대에서 2012년에는 무려 50% 대 후반, 60%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스페인, 25% 대에서 50% 초반 까지 치솟았습니다. 30%-40% 사이에도 포르투갈, 이태리,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헝가리가 들어 있습니다. 이 나라들 대개 10-20% 사이의 실업률을 보였던 나라들입니다. 유럽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나라 안에서도 청년층의 타격이 가장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로존 17개국(2012년 당시) 평균도 10% 중반에서 20% 중반 대로 악화됐습니다. 유럽연합 27개국 평균도 비슷한 수치를 보입니다. OECD 국가들이 10% 초반에서 10% 후반으로 올랐습니다. 스위스, 노르웨이, 독일은 4년 사이 오히려 실업률이 줄었습니다. 5-7% 수준을 보였습니다. 일본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뿐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4년간 청년 실업이 악화됐습니다.

우리도 이런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치 상으로는 다른 나라들 보다는 조금 나아 보이지만 심각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해 실업률은 3.1%, 2012년 보다 0.1% 포인트 낮아졌지만 청년층의 실업률은 8.0%로 오히려 0.5%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2012년에 비해 2013년에 취업자 수가 50대가 25만 4천명, 60대가 18만 1천명 늘었지만, 20대는 4만 3천명, 30대는 2만 1천명 감소했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2000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2013년의 전체 취업자 379만 3천명은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래 최저로 추락한 수치입니다.

앞서 얘기했 듯이 ILO가 2018년 까지 예측을 내놨는 데, 지역 별로 각각 다른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유럽과 선진국은 청년 실업률이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구와 러시아권도 비슷하거나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도 비슷한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속해 있는 동아시아권은 조금 비관적입니다. 2011년 9% 초반이었는 데, 2018년 까지는 계속 치솟아 최대 12%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 까지 나왔습니다. 절대 수치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낮지만 추세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결론입니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 사회의 부담이 커집니다.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실업 보험 같은 보조금이 나가는 것은 물론, 이들이 분담해야 할 노년 세대에 대한 부양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청년층의 불만이 커지면서 사회의 불안정성도 높아집니다. 파리 폭동으로 대변되는 청년층의 폭발은 사회 자체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또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 배척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외국인들이 내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피해 의식 때문에 외국인에 대한 공격성이 증대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일부 극우 성향의 정치권 까지 가세하면 그 사회는 외국인에 대한 극심한 배타적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그 결과의 극단성은 2차 대전 당시 동유럽에서 일어난 유태인 학살을 다룬 이탈리아 작가 쿠르초 말라파르테의 소설 '망가진 세계'에 잘 그려져 있습니다. 독일군의 비호를 받은 루마니아의 극우 정당 '철위단'이 저지른 만행이 소개됩니다. 말라파르테가 본 현장은 수용소로 이송되던 유태인 2천여명이 기차 안에서 질식해 몰살한 현장이었습니다. "파리 떼가 요란하게 웅웅거렸다. 죽은 자들은 철로변 둑을 따라 널부러져 있었다. 대략 이천 구였다. 태양 아래 드러누운 이천 구의 시체는 정말 많았다. 너무 많았다." (망가진 세계, 이광일 옮김 중에서)

김인기 논설위원 대
청년 실업이라는 문제가 청년 개개인의 생계 문제 만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계속되는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포럼(WEF, 일명 다보스 포럼)은 올해 보고서에서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의 실업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나 2013년 현재 13-23세 사이의 세대입니다. 이들이 2023년에는 23-33세가 될 텐 데 오늘날 이들 세대가 직업을 얻기가 아주 어려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WEF는 이들 세대가 장기간의 실업 상태나 취업을 하더라도 취약한 형태로 직업을 갖게 돼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다보스 포럼 연차 총회에서도 이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유럽연합은 청년 실업 문제가 노년층의 연금 문제와도 곧바로 연관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 투자해야 장기적으로 혜택이 돌아온다는 것이지요. 유럽연합은 각국에 2014-2020 년도에 모두 60억 유로를 청년 실업 해소에 투자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8조 7천억원 가까운 돈입니다. 거액이지만 이 정도를 써야 이후 청년 실업 문제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도 청년 실업률이 10% 이하라고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부터라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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