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년 가까이 이어진 시리아 내전을 끝낼 국제평화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22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몽트뢰와 제네바에서 과도정부 구성 이행안 등 정치적 해법을 논의할 이른바 '제네바-2' 회담을 개최한다.
그러나 회담 개최를 불과 사흘 남겨두고 유엔이 논란의 대상인 이란의 참여를 전격 발표해 미국 등 서방이 강하게 반발했다.
시리아 반군도 오랜 내분 끝에 지난 18일 제네바-2 회담 참여를 결정해 내전 이후 처음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었으나 이란이 참여하면 불참하겠다고 밝혀 참여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 역시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해 이번 회담의 의제인 과도정부 구성 이행안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막판 이란 참여에 '반쪽 회담' 우려 내전에서 알아사드 정권을 무력 지원한 이란의 회담 참여 논란이 결국 유엔이 공식 초청해 참여로 결정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측과의 대화에서 "내전 종식에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이란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이 1차 제네바 회담의 과도정부 구성안을 수용하지 않아 이번 회담에 참여할 수 없고 '참관국'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반 총장의 발표 직후 성명에서 "이란이 '제네바-1 합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명시적이고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조건에서 초청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란은 한 번도 공개적으로 이를 밝힌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알아사드의 우방인 러시아는 반군에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이란도 이번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정치적 해법을 강조한 반 총장과 라크다드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특사 역시 서방의 반대에도 이란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반 총장은 전날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며칠 동안 장시간 논의를 했다며 "협상의 목표가 상호 동의에 따라 완전한 행정 권한을 가진 과도 통치기구를 설립하는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마르지 아프캄 대변인은 이날 "공식 초청에 따라 어떤 전제조건 없이 회담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유엔이 초청하면 응하겠지만 초청을 받고자 행동하지는 않겠다며 미국이 제시한 1차 회담 수용이라는 전제 조건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따라서 유엔이 이란과 한국 등 9개국을 추가로 초청해 참가국은 40개국으로 늘었지만 반군 측이 불참을 경고해 내전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반군 간 협상이라는 회담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커졌다.
수차례 연기 끝에 지난 18일 회담 참여를 결정한 시리아국민연합(SNC)의 루아이 사피 대변인은 "반 총장이 이란에 대한 초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제네바-2 회담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SNC의 고위 인사인 아흐마드 라마단 역시 "이란은 시리아를 침략하고 있다"며 회담 참여 결정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 참가국 가운데 알아사드 편은 러시아와 중국 정도에 그쳤으나 이란이 가세해 서방의 주도권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방은 지난해 8월 최악의 화학무기 사태 당시에도 군사개입을 시도했으나 러시아의 반대와 정치적 해법을 강조한 유엔의 중재로 화학무기 폐기에 의한 사태 해법을 찾은 바 있다.
◇알아사드, 권좌 유지 강조…정치적 해법 난망 이번 회담에서는 2012년 6월에 열린 1차 회담에서 합의한 과도정부 구성의 이행방안이 핵심 의제다.
반 총장은 지난해 11월 이번 회담 일정을 발표하면서 "회담의 목표는 군사·안보기구를 포함해 전권을 행사하는 과도정부 구성 등 2012년 6월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전면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차 회담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중동 일부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정부와 야권을 포함한 과도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과도정부 구성 합의안은 '상호 동의'에 기초해 현정부 구성원과 야당, 기타 그룹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작성됐다.
그러나 미국 등은 알아사드가 '상호 동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알아사드도 과도정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이 맞서 결국 합의문은 이행되지 못했다.
시리아 사태 해법은 과도정부 구성이 유일한 정치적 해결책이나 이런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다시 열리기 때문에 이행방안이 합의로 도출될 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알아사드가 권좌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거듭 강조한 것도 회담에 거는 기대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
알아사드는 전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내가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3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알아사드는 30년 동안 집권한 부친 하페즈 알아사드의 뒤를 이어 2000년 대통령직에 올랐으며 한 차례 연임해 14년째 통치하고 있다.
그는 "국민이 원한다면"이란 전제로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전날 알아사드가 러시아 의회 대표단과 면담에서 스스로 권력을 내놓을 뜻이 없으며 이는 대선에서 시리아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또 알아사드 정권은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이번 회담의 의제를 과도정부 구성보다 테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아사드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제네바-2 회담은 시리아 정부의 테러리즘과의 전쟁과 관련해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테러 문제를 제외한 정치적 해법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알카에다 연계 반군 외에도 모든 반군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의 의제로 과도정부 구성 대신 테러를 강조해 정권유지를 도모하고 있다.
현재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가 반군으로 활동하고 있어 테러 문제를 논의하면 서방도 알아사드 정권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시리아국민위원회가 지지하는 자유시리아군 외의 반군들이 이번 회담의 합의와 무관하게 무력항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합의문이 나오더라도 이행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스탄불=연합뉴스)
시리아 평화회담, 열기도 전에 무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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