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감축) 착수에도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예상만큼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전했다.
FT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 집계를 인용해 14개 신흥국의 외국인 현지 국채 보유가 지난해 11월까지의 6개월에 평균 0.3%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이 비록 점진적으로 이뤄져도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줄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 어긋나는 것이다. 펀드 데이터 전문 추적 기관인 EPFR 분석도 비록 국가와 시기별로 큰 차이가 나타나기는 했으나 신흥국 채권 펀드가 투매보다는 소폭 조종에 머문 것이 전반적 상황임을 보여줬다고 FT는 덧붙였다.
한 예로 브라질은 지난해 6월 외국인 세제 혜택이 종료됐음에도 외국인 국채 보유율이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15%에서 17%로 증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터키와 인도네시아도 이 기간에 각각 0.3%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고 FT는 덧붙였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의 데이비드 하우너 전략가는 "대학살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이 (신흥시장을) 떠났다"면서 많은 '큰손'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유 신흥국 채권 만기 연장 움직임과 '테이퍼링이 펀더멘탈과는 무관하다'는 판단도 견고하다고 하우너는 덧붙였다.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바클레이스의 쿤 초우는 FT에 지난해 8∼12월 신흥국 주식 펀드에서 150억 달러가 빠져나갔으나 역내 주요 8개국은 오히려 230억 달러가 순입된 것으로 EPFR이 집계했다고 전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채권투자 책임자 윌 오스왈드는 "(테이퍼링이 채권) 수익률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반드시) 대대적인 (자금) 이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FT는 선진국의 '출구 전략'이 최악에는 신흥국에서 외국 자금을 80% 이탈시킬 수 있음을 세계은행이 갓 경고했음을 상기시켰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팀 애시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과 지난해 첫 3분기에 러시아와 폴란드, 헝가리 등 모든 동유럽 신흥국에 몰려든 것보다 더 많은 자금이 터키로 유입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터키가 자금 이동에 너무 취약하다"면서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FT "테이퍼링 신흥국 충격, 우려만큼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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