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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마식령스키장, 개장은 했는데…

[취재파일] 마식령스키장, 개장은 했는데…
마식령스키장을 심혈을 기울여 건설한 북한이 최근 외빈들을 불러 스키장을 참관시키고 있다. 빠른 시간 내에 건설된 스키장 시설을 자랑하면서 외국인관광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방문했던 일본의 이노키 참의원 의원 일행이 1월 14일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했고, 평양 주재 외교사절과 가족들이 14일과 15일에 걸쳐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했다. 북한은 이 소식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했다.

안정식 취재파일
마식령스키장, 관광객 없이 썰렁


  이노키 의원과 외교사절들이 스키장 시설을 둘러보고 스키를 타며 즐거워하는 모습. 그런데, 그 주위를 보면 뭔가 이상하다. 이노키 의원 일행이나 외교사절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관광객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산꼭대기까지 뻗은 스키코스에서도, 관광객들이 타고 있어야 할 리프트에서도 관광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외빈 참관단을 위해 스키장을 비워버린 듯한 느낌이다.

텅빈 마식령
  북한은 마식령스키장을 2013년 12월 31일 개장하면서 대규모 개장 행사를 가졌다.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 주요간부들이 행사에 참석했고, 행사 직후에는 스키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스키장 운영은 잘 될 것처럼 보였다.

안정식 취재파일
            ↑스키장 개장식 직후에는 스키를 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됐다.

  그런데, 1월 3일자 노동신문에서부터 이상한 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동신문 1면에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는 사람들의 사진이 실렸는데 사진이 합성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국내의 한 사진전문가는 망원렌즈와 광각렌즈로 찍은 이미지가 섞여 있어 도저히 하나의 렌즈로 찍은 이미지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키장 관광객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사진을 합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안정식 취재파일
                                    ↑ 1월 3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마식령스키장 사진

  북한은 중국을 중심으로 마식령스키장의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원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해외 관광객들이 모집돼 스키장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미미한 수준으로 보인다. 국제적 고립 속에서 외국인관광객들이 대규모로 북한을 찾기도 어렵고, 교통과 시설 문제도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외국인관광객들이 마식령스키장을 찾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한 뒤 차를 타고 스키장으로 가야 한다. 마식령스키장 주변의 공항시설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길이 좋지 않아 평양에서 마식령스키장까지 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관광을 위해 놀러가기에는 너무 번거로운 것이다. 또,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이 리프트 등 스키 장비 수입에 제한을 받고 있는데, 이로 인해 마식령스키장에 상당수 중고장비가 설치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상의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다.

썰렁한 스키장, 김정은 지도력에 부담으로?

  이유야 어떻든 김정은 제1비서가 심혈을 기울인 마식령스키장이 개장 직후부터 썰렁한 모습을 보이면서, 김정은 비서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마식령속도’라는 용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힘을 쏟아 온 건설물이기에 오히려 부메랑으로 김정은의 지도력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썰렁한 스키장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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