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전문직의 대표격인 의사·한의사의 처지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날로 늘어나는 병·의원, 고가 장비와 임대료 부담에 개인회생(법원 주도 채무조정) 신청자 5명 중 2명은 의사·한의사입니다.
간판을 내리는 곳도 수두룩합니다.
전문의 박모(54)씨는 2000년 경기도에서 피부과 의원을 열었습니다.
한 달 수입은 750만원 정도로, 동료 의사에 비해 많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견딜만했습니다.
주변에 다른 피부과가 하나 둘 생기자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환자가 뜸해지고, 매출은 감소했습니다.
병원을 차리느라 빌린 3억6천만원의 대출금 상환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그는 "임대료와 간호사 급여 등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는데 대출 이자까지 상환해야 하므로 버거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박씨는 원리금과 연체이자로 쌓인 4억3천만원을 감당하지 못해 개업 12년 만에 폐업 신고하고, 자신은 신용불량자(금융채무불이행자)로 전락했습니다.
박씨가 폐업한 2012년, 국내 3만557개 병·의원 중 1천906개가 함께 문을 닫았습니다.
폐업률은 6.2%입니다.
최근 5년간 서울고등법원 관할지역 개인회생 신청자 1천145명 중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는 449명으로 전체의 39.2%를 차지했습니다.
의료업계는 의사들이 겪는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줄어드는 환자 수에 따라 치열해진 경쟁과 낮은 진료수가를 지목했습니다.
일단 병·의원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 신규 개업한 병·의원은 2천263개에 달합니다.
이는 3년 전인 2009년 신규 개업한 병원 1천679개보다 584개(34.7%) 늘어난 규모입니다.
의사면허 시험 합격자는 2011년 3천95명, 2012년 3천208명, 지난해 3천32명 등으로 매년 3천여명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진료수가(2001년 100을 기준치)는 120이지만 이 기간 소비자물가는 140, 임금은 177로 더 올랐습니다.
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1989년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나자 정부는 보험료를 낮게 유지하려고 수가를 강력히 통제해왔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신용 불량' 의사들 속출…경쟁심화에 적자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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