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쓰기 힘든 '온누리 상품권'…깡만 '북적'

<앵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만든 온누리 상품권이 정작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불법 유통시장으로 계속 흘러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전통시장에서 온누리 상품권으로 물건을 사 봤습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상품권인데도 받기를 꺼리는 가맹점들이 있습니다.

[상인 : 안 받는 사람도 있어요. 이거는 멀리 가서 바꿔야 돼요. 불편하게 해 가지고…돈 바꾸려면.]

결제를 위해 단말기가 필요한 카드형 상품권은 받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상인 : 카드는 안돼요. 경동 시장에는 아직 카드가 안돼요.]

이렇게 상품권을 받지 않는 가게가 많다 보니 판매 실적은 저조합니다.

지난해 판매액이 3천 2백억 원으로 한해 전보다 23% 줄었습니다.

당초 목표액보다는 35%나 낮은 수준입니다.

이마저도 직원들에게 상여금으로 주려는 기업들과 고객들에게 선물로 주려는 공공기관들의 구입 물량이 대부분입니다.

정작 물건을 사는 데 보다는 불법 환전 시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법 상품권 환전업자 : (온누리 상품권 환전 되나요?) (만원당) 9,400원이요.]

판매 대비 회수율은 지난달 56%에 그칠 정도로 저조해 절반 가까이가 장롱 속에 묻혀 있거나 비정상적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통시장 보호라는 명분만 내세워 기업과 공무원들에게 구입을 장려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사용 환경부터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