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높은 곳에서 아래로 급수하는 '자연유화식' 상수도를 대도시까지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샘물과 계곡 자연수를 주요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자연유화식 상수도 시스템은 취수장에서 정수장과 배수지로 물을 보내는 과정에 가압펌프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물이 흘러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2007년께 양강도 혜산시에서 처음 자연유화식 상수도를 설치한 이후 평안북도 운산군, 황해남도 은천군, 자강도 성간군과 같이 주로 시골 군 위주로 도입해왔다.
그러던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서는 개성과 강원도 원산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도 이 같은 방식의 급수 시스템을 잇달아 설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기사에서 "원산시에서 자연흐름(유화)식 수도화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됐다"며 이 시스템은 깊은 산 속의 물이 자연적으로 시내의 고층건물까지 흘러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연유화식 상수도 완공으로 양수기를 쓰지 않고도 주택지구는 물론 공공기관에까지 수질이 좋은 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말에는 개성시에 자연유화식 상수도가 설치됐다.
북한이 이처럼 시골은 물론 대도시에서까지 자연유화식 상수도를 설치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심각한 전력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전기 부족으로 가압펌프를 작동하지 못해 아파트 2층 이상에는 급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진 출신 탈북자 이모씨는 "지방도시에서는 전기가 부족해 아파트 주민들의 물 고생이 특히 심했다"라며 "도시에서는 공동수도마다 양동이를 길게 줄 세워놓고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풍경이 일상화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도시에서 자연유화식 상수도 시스템을 운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연구원의 최두용 책임연구원은 "자연유화식 상수도는 산골 마을에서나 가능하다"라며 "중소규모 도시라도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상수도를 자연유화식으로 설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北, 펌프 필요없는 '자연흐름식 상수도' 확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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