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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의 현장을 관광상품으로…새 명물

<앵커>

2008년, 세계불황을 촉발시킨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 위기 현장이 요즘 관광지로 인기입니다. 전직 펀드매니저들이 가이드를 자처하며 거품 가득했던 월가를 보여줍니다.

글로벌 리포트, 뉴욕에서 박진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투기의 거품과 함께 줄줄이 파산했던 거대 투자은행들.

구제금융을 받고도 보너스 잔치를 벌이자 시민들의 분노는 월가 점령 시위로 폭발했습니다.

[금융위기 풍자 노래 : 부동산 시장은 나빠지고 신용도는 떨어지네. 압류는 급증하니 이런 구조는 더 버틸 수가 없어. 월 스트리트가 녹아내리네.]

이런 분위기를 상품화한 것이 일명 '금융위기 투어'입니다.

[웩슬러/금융위기 투어 가이드 : JP 모건과 한 배를 탄 엉클 샘(미국)입니다. 이제 12개의 연방 준비은행 가운데 한 곳으로 가겠습니다.]

200년 넘게 미국 경제를 호령했던 월가의 어두운 역사가 해박한 설명과 함께 펼쳐집니다.

번영 속에도 빈부격차는 극에 달했던 1920년에 터진 마차 폭탄 테러의 현장,

[38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4백 명 넘게 다쳤습니다.]

주식을 사고파는 수단이 종이에서 컴퓨터로 바뀌면서 탐욕은 더 커졌습니다.

2008년 거대 투자은행의 파산을 끝내 막지 못했던 밤샘회의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정부와 은행장들의 대책회의는 이 건물 꼭대기에서 열렸습니다. 정부 측이 말했죠. 리먼브라더스를 구제하지 못하면 다음은 당신들 차례다.]

이 관광 안내자들은 바로 월가의 행태에 환멸을 느끼고 퇴사한 전직 펀드매니저들입니다.

[시민들에게 금융위기 당시에 정확히 어떤 일들 벌어졌는지를 알리고 싶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위기는 진행 중이죠.]

[스콧/금융위기 투어 관광객 : 금융산업이 부패한 것 같아 저는 미래가 두려워요. 은행들이 여전히 모든 돈을 벌어들이고 정치인들도 한통속이죠.]

상처에서 교훈을 찾자는 이 독특한 여행상품은 계속되는 월가의 탐욕에 대한 미국 사회의 우려와 맞물려 뉴욕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도원,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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