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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에 좋다고 따라했다간…'약보단 독'

<앵커>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고, 진물이 나고, 가려워 견딜 수가 없는 아토피. 워낙 원인도 다양하고 쉽게 낫지도 않아 부모들은 더 애가 타는데 그렇다고 검증 안된 방법을 섣불리 시도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채희선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돌이 갓 지난 아기가 가려움을 참다못해 울음을 터뜨립니다.

아토피 때문입니다.

함께 밤잠 못 이루던 엄마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상은/부산 중앙대로 : (아이 상태가 어떤지?) 잠도 못 자고 좀 마음이 많이 아프죠. 아토피 같은 경우는 안 겪어 본 사람은 모르는 것 같아요.]

알레르기를 검사하는 병원입니다.

검사실 앞에는 이렇게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매일 북적대는데요.

아토피 진료라도 있는 날이면 하루 관련 예약만 100건에 달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 또 그 모습을 보고 마음 고생하는 부모님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전문의와 함께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 4명을 검사해봤습니다.

4명 중 2명에게서 음식 알레르기가 발견됐습니다.

계란, 밀가루, 땅콩과 우유, 그리고 이를 가공해서 만든 치즈나 요거트, 두부와 간장까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킬 음식을 먹였다간 피부염이 심해지고, 심하면 숨질 수도 있습니다.

[안강모/환경보건센터장(삼성서울병원) : 악화요인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요인, 환경이 다르고 아기가 가지고 있는 체질이 다르고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찾아내서 없애주느냐라는 것이 사실은 치료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이 아기의 엄마 역시 아토피에 좋다는 신선한 우유와 콩 등을 계속 먹였지만 증상은 더 심해졌습니다.

알레르기 검사를 한 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집에서 모두 치웠더니 아토피 증상도 사라졌습니다.

[조혜원/서울 등촌로 : 저희 아기는 알고 보니까 채식을 하라고 했는데, 두부나 된장 이런 것들이 채식의 단백질원이잖아요. 사실 콩 알레르기가 있는 거예요. 고기는 알레르기가 없지만….]

그런데도 주변에는 아토피 특효약을 판다는 업체가 난무합니다.

한 업체를 찾아갔더니 대뜸 병원 치료부터 끊으라고 말합니다.

[아토피 제품 쇼핑몰 직원 : (병원 대신) 코치랑 상담하면서 관리하면 돼요. (여기 코치들이 다 의료진인가요?) 아니요. 본인이나 가족이 (우리 아토피 치료비법을) 경험했던 분들이에요.]

풀 알레르기가 있다는데도 약초 수십 가지를 섞어 만든 제품을 권합니다.

[아토피 제품 쇼핑몰 직원 : (아토피에) 좋다더라 했던 재료는 다 들어 있어요. (재료가 모두 풀인데, 풀 알레르기가 있으면 어떻게 해요?) 발효시키고 숙성해서 전혀 상관없어요.]

부모의 절박함을 노린 상술과 여기저기 떠도는 치료 비법까지, 이런 유혹에 넘어갔다가는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합니다.

(영상취재 : 주 범·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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