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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전세계 누비는 중국 관광객…씀씀이도 세계 최고

[월드리포트] 전세계 누비는 중국 관광객…씀씀이도 세계 최고
파리 중심가의 라파예트 백화점. 아시아인인 제가 지나가면 중국말로 인사를 건네는 판매원이 간혹 있습니다. 상당수 매장에는 아예 중국인 판매원이 고용돼 있습니다. 중국인 점원이 없으면 통역을 불러 오기도 합니다. 한국인 쇼핑객에게도 이런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지원 규모는 차이가 납니다. 백화점 바깥 도로에는 중국인 쇼핑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쉼 없이 오고 갑니다. 쇼핑을 마친 중국 관광객의 양 손에는 늘 큰 쇼핑백이 들려 있습니다. 중국 쇼핑객이 없다면 라파예트가 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중국 쇼핑객이 많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프랑스뿐 아니라 전세계를 누비고 있습니다. 지난 해 해외 여행을 한 중국인은 9천700만 명이라고 중국 관광청이 발표했습니다. 재작년보다 1천400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2004년 2천900만 명에서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억 명을 쉽게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 중산층의 생활 수준이 높아졌고, 급여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 여행을 나올 여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씀씀이도 세계 최고입니다. 외국 여행을 다니며 중국인이 쓴 돈은 재작년에 이미 세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세계관광기구는 2012년 전체 중국인 관광객이 외국에서 1천20억 달러(108조 4천억 원)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에 관광객이 더 늘었으니 이 기록은 당연히 경신됐을 것입니다.

단지 관광객 수가 많아서 아니라 1인당 지출 규모 자체가 큽니다. 2011년 미국에 놀러 간 전세계 관광객이 1인당 2400달러(255만 원)를 썼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1인당 7107달러(755만 원)를 사용했다고 하니 3배를 더 썼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통계가 나왔습니다. 중국인과 미국인은 재작년 140만명 정도가 프랑스를 방문했습니다. 관광객 수는 비슷한데 면세품 구매액을 비교했더니 중국인은 1억2500만 유로(1808억 원), 미국인은 3천800만 유로(550억 원)였습니다. 중국인의 구매력이 3배 이상 컸다는 겁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중국인들의 고가품 싹쓸이 쇼핑을 보고서 영국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움직이는 지갑'이라는 별명이 붙었겠습니까.

중국인이 쇼핑에 돈을 펑펑 쓰는 이유에 대해 프랑스 언론은 중국인의 체면 또는 허세를 꼽았습니다. 파리를 관광할 정도면 중국에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통하는데, 돌아갈 때 프랑스의 값비싼 물건 몇 개 정도는 사가서 친지들에게 선물하거나 적어도 자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넘버 원' 고객을 잡기 위해 유럽 여러 나라가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주로 그룹을 지어 여러 나라를 도는 방식으로 관광을 합니다. 우리도 그랬지만 이른바 단체 패키지 관광입니다. 그래서 패키지 관광지에 포함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편의를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프랑스도 중국인 관광객 한 명이 평균 1500유로(217만 원)을 떨어뜨려 놓고 간다고 하니, 중국인 관광객과 관련한 사고가 터지면 관광업계나 당국이 신속히 대응하려고 노력합니다.

몰려 다니며 시끄럽게 군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폄하하는 풍토가 우리에게는 일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고 놀라울 기세로 성장하며 전세계에서 그만한 대접을 받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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