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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보일러 배기관서 가스 유출…사고 잇따라

일산화탄소, 5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는 수치

<앵커>

날이 추워지면서 보일러 때는 가정이나 건물에서 가스중독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개 낡은 보일러의 배기관 이음새에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가 주범입니다. 해마다 20명 안팎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사람들이 서둘러 건물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고통스러워 합니다.

이 건물에 있던 사우나 보일러에서 일산화탄소가 대량으로 새어 나오면서 40여 명이 대피한 겁니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도 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에 주민 2명이 질식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스중독 사고는 보일러에 연결된 배기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래된 보일러들은 대게 배기관 연결부위가 석고로 감겨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 부위가 갈라지면서 이음새도 벌어지 게 됩니다.

또, 배기관이 막히게 되면 일산화탄소가 역류해서 실내로 들어오게 됩니다.

보일러 가스 중독사고의 77%가 이 두 가지 경우입니다.

[최연희/가스공사 경기서부지사 차장 : 보일러를 교체한다든지 할 때 이음새에 충격이 가면, 벌어진 틈을 통해서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배기관은 얼마나 위험할까?

세종대학교의 도움을 받아, 보일러 배기관이 막히거나 이음새가 벌어졌을 때, 실내로 유입되는 일산화탄소량을 측정해봤습니다.

먼저, 보일러 배기관을 절반가량 막았을 경우, 실내로 유입된 일산화탄소량은 100ppm이 넘습니다.

환경부가 정한 다중이용시설 실내 기준치인 10ppm의 열 배에 달하는 수치로 서너 시간이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또 배기관 이음새가 빠지면, 일산화탄소가 5분 안에 2천ppm까지 올라가는데, 다섯 시간 안에 사람이 숨질 수 있는 수치입니다.

[김기현/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 : 수천ppm까지 올라간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상태로 볼 수 있고요, (몸 안의) 산소운반체계를 완전히 망가트려서 사람이 숨질 수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보일러 가스 중독사고로 숨진 사람은 60명으로 대부분 낡은 보일러 배기관이 원인이었습니다.

전국의 가스보일러 1,300만 대 가운데 10년 이상 된 낡은 보일러는 195만 대입니다.

[보일러 가스중독 사고 피해자 : 이음새가 벌어져 있는 줄 몰랐는데, (확인해 보니) 작은 틈이 있어서 거기서 가스가 새 나왔습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환기가 잘 되는 곳에 보일러실을 따로 설치하고, 오래된 보일러는 배기관에 비눗물을 뿌려 가스가 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또, 배기관이 위쪽으로 휘어져 있으면 빗물이 고이고, 관 입구에 망을 설치하지 않으면 새가 집을 짓는 등 이물이 들어갈 수 있어서 외부 배기관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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