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빠질 생각만 했다며 오바마의 지도력을 공격한 것은 점잖은 편입니다. "설상가상, 산 넘어 산(one damn thing after another)"이란 표현까지 쓰면서 맹비난한 것은 핵을 다루는 미 공군입니다. 게이츠는 공군을 가장 심각한 골칫거리였다고 말하면서 숨기고 싶은 '미 공군의 핵 비화'를 다시 꺼내놓았습니다.
● 핵 탑재 모른 채 36시간 비행
게이츠는 회고록에서 이 사건을 '기념비적인 얼빠진 일'이라고 대놓고 욕을 해댔습니다. 당시 사건은 미 공군의 핵무기 사고 등급 가운데 '벤트 스피어'(Bent Spear. 핵무기가 관련된 큰 사고)로 규정됐습니다. '눅플래쉬'(Nucflash.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핵무기 사고), '브로큰 애로우'(Broken Arrow. 엄청난 영향이 예상되지만 전쟁까지 이르지는 않을 정도의 핵무기 사고) 등 벤트 스피어보다 높은 단계가 있긴 하지만 아래 단계 등급도 꽤 많은 큰 사고입니다.
● 헬기 부품 대신 핵 미사일 부품 배달
당시 미군은 바빠졌습니다. 미국이 타이완에 핵 미사일을 공급하는 비밀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중국이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오해할 만 하지요. 게이츠는 "중국에게 실수라고 설명하느라 심하게 고생했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 핵 안전조치 미흡 7년간 237건
미군 조사 결과 2001년부터 2007년 9월까지 미 공군이 핵무기를 다루면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례가 무려 237건에 달했습니다. 특히 2006년엔 63건이나 발생했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그 즈음 미국에서는 10일에 한번꼴로 자칫하면 엄청난 핵 재앙이 벌어질 뻔 했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아무리 외신을 뒤져봐도 2007년 9월 이후 이와 유사한 조사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른 무기도 위험하지만 특히 핵을 가지고는 얼 빠진 행동을 해서는 안되겠지요. 2007년 이후에는 핵 취급 부주의 사건이 없었기를 기대해봅니다. 게이츠 전 장관의 '뒤끝'이 핵 무기는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는 당연한 안전 상식을 새삼 일깨워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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