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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칼럼] 유로 존 위기? 확장하는 유로 존

[논설위원칼럼] 유로 존 위기? 확장하는 유로 존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가 올해 1월 1일 부로 유로 존에 가입했습니다. 지금 라트비아에서는 구 화폐인 '라트'를 유로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1월 15일 까지가 공식 교환 기간인 데, 유럽연합도 거의 매일 보도자료를 내면서 전환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현재 까지는 유로화 전환이 '성공적'이라고 유럽연합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1월 6일 자 유럽연합의 보도자료를 보면 이미 라트비아에서는 현금 거래시 2/3가 유로화로 결제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라트비아 국민 중 1/3은 벌써 지갑에 유로화만 갖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은행은 물론이고 소매상들 까지도 유로화를 바꿔주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유럽연합은 설명했습니다. 현재 유로와 라트의 교환 비율은 1: 0.702804로 정해졌습니다. 교환이 아주 복잡할 것 같은 데도 큰 혼란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존 화폐의 폐지와 새로운 화폐의 도입이라는 엄청난 경제적 사건을 겪으면서도 이렇다 할 혼란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철저한 준비가 바탕이 됐습니다. 유럽연합은 라트비아가 유로 존 가입을 신청했던 2005년 5월 부터 13차례에 걸쳐 보고서를 내며 유로 전환을 준비했습니다. 최종 보고서가 2013년 12월에 나올 정도로 모든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7월 부터는 독일에서 4억 유로의 동전을 주조하기 시작했습니다.(유로 동전은 지폐와 달리 각국 별로 주조합니다. 그래서 동전은 뒷 면의 문양이 나라 별로 다릅니다.) 이와는 별도로 지폐 1억 1천만 유로를 준비했습니다. 12월 10일 까지는 각 은행 지점과 우체국에 우선적으로 교환용 유로 키트를 비치했고, 그 이후에는 소매점용 키트 7만개를 또 배부했습니다. 12월 말일 까지는 전국의 ATM 기기 중 99.8%가 유로화로 교체됐습니다.

유로화


이전에 이미 2013년 초 부터 유로화 수요가 늘어나고, 라트화 수요는 줄어 들기 시작했습니다. 9월 까지 9억 7,100만 라트화가 퇴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유로화 전용은 이미 1년 전 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순조롭게 전환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유럽연합의 준비가 철저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인구 204만명의 라트비아가 유로 존에 가입함으로써 이제 유로 존은 18개국, 3억 3천 3백만명에 이르렀습니다. 유로 존 확대는 2011년 라트비아의 인근 국가인 에스토니아가 유로화를 쓴 이래 3년 만의 일입니다. 2015년에는 리투아니아가  발트 3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유로 존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유로 존 국가들에서 유로화에 대한 의구심이 일었습니다. 특히 그리스에서는 유로 존 탈퇴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그리스가 금융 위기를 맞은 이유 중 하나가 성급한 유로 존 가입 때문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또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키프러스 등에 구제 금융이 들어가면서 선진 유로 존 국가들의 불만도 있었습니다. 우리 국민 돈으로 다른 나라를 도와줘야 한다는 불만이었습니다. 한때 유로 존이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헝가리,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은 그리스를 보면서 유로화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로 존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2013년 10월에 유럽연합이 유로 존 17개국 국민 1만 5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유로화 지지가 57%, 반대가 33%로 나타났습니다. 지지율은 2012년 55%, 2011년 56% 보다 조금 높아졌습니다. 유럽연합을 위해서 유로화의 존재는 68%가 있는 것이 좋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는 22%였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아직도 1/4 가량은 평소 유로화를 사용할 때 옛날 자국의 화폐로 계산한다는 답을 했습니다. 2012년에는 28%가, 2013년에는 24%가 매일 쇼핑 하면서 옛날 마르크나 프랑 같은 자국의 구 화폐 가치로 계산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나 부동산 거래 같은 큰 거래를 할 때는 이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41%가 구 화폐 환율을 따진다고 했습니다. 유로화가 전면 시행된 지 12년이 됐지만 일부 계층에서는 아직도 구 화폐를 바탕으로 물건값을 계산한다는 얘깁니다. 단일 화폐가 돼서 가장 좋은 것은 여행을 꼽았습니다. 73%가 여행시 다른 유럽 국가들에 가더라도 가격 비교가 가능해서 좋았다고 답했고, 48%는 여행 비용이 줄었으며, 여행이 쉬워졌다고 했습니다. 

김인기 논설위원 대
이제 유로 존은 미국을 추월해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인구가 많은 단일 통화권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앞으로도 유로화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지워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라트비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유로 존에 가입하려는 국가는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로 존이 어떻게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겠지만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유로화가 유럽 통합의 중대한 변수라고 보기 때문에 유로 존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그럴수록 유로화의 위력은 더 커질 것입니다. 우리도 달러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유로화, 나아가 위안화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보유고를 늘려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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