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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활주로 20억짜리 첨단 유도등 5년째 '먹통'

<앵커>

김해공항 활주로에 설치된  첨단 센서 유도등이 5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예산 20억이 들어갔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곳이 없습니다.

최우철 기자입니다.



<기자>

매일 여객기 200여 대가 뜨고 내리는 김해국제공항 서편 활주로입니다.

2008년, 부산지방항공청은 20억 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첨단 센서 유도등을 설치했습니다.

여객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수천 개의 유도등을 전부 켰다 끄는 기존 방식 대신, 이착륙 유도에 필요한 등만 켜고 끌 수 있는 개별 제어 시스템입니다.

비행기 이착륙을 효율적으로 유도하고 운영비도 줄일 수 있는 장비입니다.

모든 비행이 끝난 자정에 활주로에 들어가 봤습니다.

무작위로 200개를 켠 뒤 하나씩 꺼보기로 했습니다.

개별 점멸 시스템이라 하나씩 끄면 꺼져야 하는데 곳곳에 꺼지지 않는 유도등이 속출합니다.

준공 직후, 활주로 운영을 맡고 있던 공군은 컴퓨터다운 등 시스템 마비에 대비해 서버를 이중으로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공급자인 부산항공청은 공군 측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사이가 틀어진 두 기관은 5년간 서로의 요청을 무시하며 감정싸움을 벌였고, 그 사이 센서 등은 하나 둘 고장 나 결국, 전체 시스템이 망가졌습니다.

당국 간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 공항 안전을 한 단계 끌어올릴 사업은 예산만 낭비한 채 5년 넘게 표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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