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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붙으면 소원 성취?…'명당' 찾는 사람들

<앵커>

새해가 되면 한해 이루고 싶은 것들을 꼽아보고, 더불어 행운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소원이 잘 이루어진다는 명당을 찾기도 하는데요. 간절하게 행운을 바라는 마음은 단순히 재미나 풍습으로만 설명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생생리포트,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2014년 새해 첫날, 이른 아침부터 경기도 안양의 삼성산 소원 바위에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서기 677년 신라 시대에 원효, 의상, 윤필 스님이 세 개의 움막을 짓고 도를 닦았다는 곳입니다.

[정한기/경기도 안양시 : (어떤 소원 비셨어요?) 막내 이제 고3이니까 좀 좋은 대학 가기 이런 거.]

[이소민/경기도 의왕시 : 가족행복하게 해달라고.]

[이경자/서울 시흥대로 : 아이 못 낳은 사람 아이도 낳게 해주고 아주 좋아요.]

바위 여기저기에 동전들이 붙어 있습니다.

소원을 비는 동안 동전이 바위에 붙으면 더 잘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됐다. 붙었다!]

서울 인왕산 선바위도 이름난 소원 명당입니다.

마치 스님이 장삼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선바위로 불리는데 무속신앙과 불교가 결합해 기원의 장소로 유명해졌습니다.

[무공/인왕사 주지 :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런 것이 쭉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에.]

불황에 취업난에 고용불안까지, 팍팍한 현실을 반영하는 장소가 바로 소원 명당입니다.

[김경일/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무기력감이라는 것은 내가 뭘 해도 되지 않는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될 건 되고 안될 건 안 된다는 운명론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소원 명당뿐만 아니라 새해가 되면 사람들이 찾는 또 다른 명당이 있습니다.

바로 로또 명당입니다.

지금이 평일 3시쯤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가게 밖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1등 당첨이 스무 번이나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매주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안경숙/전라도 완도군 : 전라도 완도 소리 듣고 왔어요. (어디서 오셨다고요?) 완도에서. 전라도 완도요. (완도요?) 여기가 뭐 일등 자주 나온다고 해서. 제가 어제 왔어요. (여기 오려고요?) 네. 미아리 도착해서 미아리에서 조카랑 온 거예요.]

새해를 맞아 재미삼아 운세를 점치고 복을 기원하는 건 오랜 풍속입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신년운세를 봤거나 볼 계획이 있다는 직장인은 76.5%나 되고, 이 가운데 44.7%는 심리적 안정감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소원 명당에 몰리는 수많은 사람의 기대심리는 그 이상입니다.

[김문조/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불황이라든가 경기 침체 이런 탈 성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불안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 같고 거기에 비례해서 행운 이런 데 대한 기대심리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2014년 새해, 많은 사람들이 활기찬 계획 대신 소원 명당을 찾는 현실은 저성장 시대 사회적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강동철,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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