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논설위원칼럼] '트로이카' 체제에서 벗어나다

[논설위원칼럼] '트로이카' 체제에서 벗어나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좀 살기가 나아질까요? 우리 경제 아직도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수출은 잘 된다지만 국민들이 받는 느낌은 조금 다른 듯 합니다. 부동산 문제, 가계 부채 문제, 여기에 최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거액의 공공기관 부채 문제, 이런 것들이 현재 우리 경제의 모습들입니다.
 
그래도 올해는 조금은 더 나아질 듯 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럽 각국이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른바 '트로이카'의 엄격한 경제 통제를 받았습니다. 유럽연합 EU와 유럽은행 ECB, 그리고 우리에게도 친숙한 IMF, 3 기관을 묶어 유럽인들은 트로이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채권자인 이들은 채무자 국가들에 대해 경제 구조 개혁과 긴축을 요구했습니다. 당연히 해당 국가 국민들에게는 실업이나 연금 축소 같은 고통이 따랐습니다. 우리도 IMF 당시 경험했던 일들입니다.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수 없다면 국가 파산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로 해당 국가들을 몰아쳤습니다.

남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이 고난을 겪었습니다. 독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유럽 전체가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고, 연금은 줄고, 실업자는 늘고, 곳곳에서 경제적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습니다. 이런 고통은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 생활을 한 번 볼까요?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사람들의 생활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수만명이 실업자가 됐고, 아예 해외 이민을 떠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밤 문화를 즐기던 삶은 사라지고 집에서 TV만 봤습니다. 3,4년 마다 차를 바꿨지만 이제는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 굴리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사립학교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집도 저축도 연금도 모두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3년 만에 트로이카 체제에서 벗어났습니다. 아직도 완전히 경제가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트로이카 체제를 '졸업'했다는 것은 아일랜드에 대한 신뢰가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악의 경우로 지목된 그리스도 미미하지만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 시장도 그리스의 복귀를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무디스는 "그리스가 2014년에는 기조 재정 흑자를 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유럽이 경제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희망의 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유로존 17개국의 GDP 성장률이 2013년 3분기에 -0.1%에 그쳤습니다. 2분기 -0.3%였던 데 비하면 느리게나마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재계를 대변하는 산업연맹(CBI)이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금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산업연맹은 지난 5년 간 긴축 속에 임금이 동결되거나 인플레에도 못 미치는 인상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영국의 경제 회복 조짐에도 많은 근로자가 여전히 최저 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재계가 근로자에게 더 많은 임금과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질 가치로 13.8%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김인기 논설위원 대
고통을 겪은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제 어느 정도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유럽 경제가 회복된다는 것은 곧 세계 경제의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런 대외적인 여건을 어떻게 잘 이용하는가가 우리 경제의 또다른 숙제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유럽 각국이 어떻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어떻게 사회 통합을 실현해 나가는 가를 들여다 보는 것, 또 하나의 중요한 관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IMF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합니다. IMF 시기에 어려워진 뒤 아직도 회복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중산층은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이런 문제를 극복해야 할 지 유럽의 사례를 참고하면서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