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오후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분신한 남성의 수첩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글이 발견돼 경찰이 정확한 분신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5시 35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이모(40)씨가 자신의 몸에 스스로 불을 질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일 오전 7시 55분쯤 전신 화상으로 숨졌습니다.
이씨는 분신 직전 쇠사슬로 손 등을 묶은 채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적힌 플래카드 2개를 고가 밑으로 내걸고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이씨의 수첩에는 이씨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글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17줄 분량으로 작성됐으며 최근 대학가에 붙은 대자보와 유사한 글이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형의 사업을 돕기 위해 3천만원의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빚에 대한 부담이 자살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유족 간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민변 박주민 변호사는고인의 친형과 함께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의 죽음과 부채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고인의 죽음에 빚이 영향을 줬다는 고인 동생의 진술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경황이 없었을 때 나온 것"이라며 "빚을 진 게 7∼8년 전이고 현재 수입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는데 지금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씨가 가족에게 3통, 도움받은 분들에게 2통, 국민에게 2통의 유서를 각각 남겼다"며 "유서에는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국민이 느끼는 두려움과 주저함을 내가 다 안고 갈 테니까 일어나십시오'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강기정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정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찾아와 조문했습니다.
28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는 장례식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장례는 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4일 서울역 광장에서 영결식을 하고 고인은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 안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서울역 고가 분신 40대 수첩에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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