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차량 공기 필터, 미세먼지 얼마나 막을까

고급 필터 차단율 50% 불과

<앵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밖에 나갈 때 차안에 타고 있으면 좀 괜찮을까요? 차량에는 에어컨 필터로 불리는 캐빈 필터가 장착돼 있습니다. 이게 차안으로 들어오는 대기 중 오염 물질을 걸러주는데,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실험해 봤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도심의 한 자동차 정비소입니다. 차량 외부 공기를 걸러주는 캐빈 필터를 살펴봤습니다.

교체한 지 1년 정도 지난 이 필터에는 잿빛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한 번도 바꾸지 않은 택시 필터는 시커먼 먼지 뭉치로 변해버렸습니다.

[이수빈/택시 기사 : 네, 제가 (4년 동안 필터를) 한 번도 안 바꾼 것 같습니다.]

[이진호/차량 정비소 직원 : 이 상태로는 공기 정화 능력이 아예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기적으로 캐빈 필터를 교체하는 건 이처럼 외부 먼지를 걸러내 차량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반 먼지를 잘 걸러내는 이 캐빈 필터가 머리카락 10분의 1 크기의 미세먼지까지 차단할 수 있는지 시험 기관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시판 중인 필터 가운데 많이 팔리는 두 종류를 선택했습니다.

1개는 2만 원짜리 일반형 캐빈 필터입니다.

다른 한 개는 중형차 이상에 많이 쓰이는 5만 원짜리 고급형 필터로 미세먼지까지 걸러준다고 제품 설명서에 나와 있습니다.

차량으로 미세먼지가 들어오는 환경과 똑같은 조건을 만들어, 각각 45초 동안 세 번씩 미세먼지를 통과시켜봤습니다.

시험 결과, 일반 필터는 미세먼지를 70% 정도 차단했습니다.

필터가 미세먼지 알갱이 100개 중에서 30개를 걸러내지 못한 겁니다.

[최정락/섬유기술센터 연구원 : 뿌리고 있는 미세먼지 색깔이 노란색이라서 그게 필터를 통과하면서 필터에 쌓여 이렇게 노란색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고급 필터는 차단율이 50%로, 미세먼지 100개 중에 절반을 통과시켰습니다.

미세먼지 입자가 작을수록 캐빈필터의 차단 성능도 함께 떨어졌습니다.

제품별로 성능에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캐빈 필터가 미세먼지를 제대로 걸러내긴 힘들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김경배/교통환경연구소 이사 : 에어컨 필터로서는 완벽한 차단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창문을 열고 가급적이면 외부 공기를 들이지 않는 것이 더 좋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많은 날 운전할 땐 차안에서 가급적 황사 마스크를 쓰는 게 좋습니다.

또 도심이나 공단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을 통과할 땐 공기를 내부 순환방식으로 하는 게 미세먼지 유입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신동환,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