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내년부터 가족 단위 영농제라고 할 수 있는 '포전담당제'의 성공적인 정착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북한 내각은 지난 28일 이례적으로 내년 농사만 단일 안건으로 다룬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분조관리제'와 포전담당제의 원만한 실행에 집중할 것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회의에서는 ▲올해 시행된 분조관리제의 우수한 경험을 일반화하고 그 생활력을 높이는 문제 ▲농장원이 자신의 포전을 알뜰히 관리하면서 농사를 책임지고 하기 위한 문제 ▲각 협동농장에서 분조장을 능력 있는 농장원으로 구성하고 그들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 등이 강조됐다.
포전담당제는 3∼5명의 농민에게 하나의 포전(일정한 면적의 논밭)을 맡겨 생산의욕을 높이는 새로운 농업개혁조치다.
이 조치는 작년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돼 확실한 성과가 나타나자 전역으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24일 "협동농장 분조관리제 안에서의 포전담당제 실시 등 새로운 방법의 도입 효과는 생산의 증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미 7·1경제관리개선조치(2002년)의 일환으로 2004년 가족 단위의 포전담당제를 시범 운영한 적이 있었으나 1년 만에 폐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 들어 본격적으로 도입한 포전담당제는 사실상 가족영농제라고 할 수 있다.
기존 20∼30명으로 구성된 분조관리제 틀 안에서 가족으로 구성된 포전담당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북한 농촌은 보통 한 가구가 부모와 성인 자녀 1∼3명의 농민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포전담당제는 사실상 가족영농제인 셈이다.
이는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 시행된 '농업 생산책임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포전담당제는 농산물 처분권 측면에서도 잉여생산물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초기 농업개혁과 닮은꼴이다.
조선신보는 "수확된 농산물에서 국가납부 몫을 바친 나머지를 (개인들에게) 현물로 분배한다"라며 "현물분배를 받은 농민은 농산물을 자기 의사에 따라 처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잉여 농산물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가 운영하는 '양곡판매소'에 팔더라도 시장가격과 비슷해 농민들은 큰 이득을 보게 된다.
삼지강협동농장의 리혜숙 관리위원장은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농사방법과 분배방식에 대해 "김정은 원수님께서 농민의 소원을 풀어주고 더 열심히 일하라고 믿음을 준 것"이라며 "새로운 방법·방식을 모두가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포전담당제를 설명하면서 반드시 '분조관리제 안에서의 포전담당제'라고 강조한다.
농촌의 말단 생산단위를 가족으로 공식화하면 30여 년 전 '수정주의'로 비판했던 중국 농업개혁모델의 수용을 시인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실시하는 북한의 농업개혁은 중국의 초기 개혁모델을 거의 수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기존 노선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는 정치적 선전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北에 '가족영농제' 뿌리내리나…"새 방식 모두 환영"
"3∼5명에 포전 맡기고 잉여물 시장 판매 허용해 생산 증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