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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국혼란에 '대통령 역할론' 부상

터키 정국혼란에 '대통령 역할론' 부상
터키가 사상 최대 '비리 스캔들'로 혼란이 가중됨에 따라 대통령이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터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은 압둘라 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가감사위원회(DDK)에 이번 비리사건 조사를 지시할 것을 촉구했다고 일간지 자만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인민당 아흐무트 타날 의원은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의 개입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가기관이 적법하고 조화롭게 활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감사위원회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나 정부가 관련한 범죄 등을 조사하는 기구로 대통령이 조사를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터키 정부는 총리가 모든 행정에 관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국회에 책임을 지고 있어 기본적으로 내각책임제 형태이나 내각을 견제할 수 있는 실권적 대통령제도 병행하고 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정부는 장관 4명 등이 연루된 비리사건의 수사에 외압을 가하고 경찰 간부를 대거 인사조치하는 등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검찰의 수사가 터키를 음해하려는 외세가 개입한 "더러운 작전"이라고 비난했으며 아들을 통해 총리 자신을 겨냥하고 있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개발당 할루크 요즈달가 의원도 최근 정국혼란은 정부와 이슬람 사상가인 페툴라 귤렌 지지층 간의 갈등 국면을 넘어섰다며 귤 대통령이 서둘러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즈달가 의원은 "지금 혼란은 정부와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이 혼란의 피해는 국가 체제와 경제, 국제관계 등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혼란을 극복하는 방안은 대통령의 개입 외에는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이용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통령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지만 귤 대통령은 지난 17일 전격적인 체포작전 이후 지금까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귤 대통령은 정부의 음모론과 수사방해 논란과 관련해 지난 24일 "비리와 부패가 있다면 이를 덮어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 차원의 발언만 내놨다.

그는 2002년 총선에서 승리한 정의개발당 정부의 초대 총리를 맡았으며 내년 8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정의개발당 후보직을 놓고 에르도안 총리와 경쟁구도에 있다.

일간지 휴리예트의 세미즈 이디즈 칼럼니스트는 "귤 대통령은 온건하고 원칙을 중시하고 있어 계속 주목될 것"이라며 "최근 상황은 귤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귤 대통령은 지난여름 전국적 반정부 시위 당시 시위대를 존중하고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 강경 대응으로 비난을 받았던 에르도안 총리와 대비됐다.

(이스탄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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