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 EXO(엑소) 음반 100만 장, 음반의 가능성

[취재파일] EXO(엑소) 음반 100만 장, 음반의 가능성

조지현 기자 fortuna@sbs.co.kr

작성 2013.12.29 17:10 수정 2013.12.29 17:30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EXO(엑소) 음반 100만 장, 음반의 가능성
◆ 엑소 정규 1집 음반 백만장 판매 돌파

 그룹 엑소가 27일 정규 1집 음반 판매 백만장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6월 발매된 XOXO가 47만 1천장, 신곡 '으르렁'을 더한 재발매 앨범 '으르렁'이 53만 6천장, 합계 백만장을 넘어섰습니다.

◆ 엑소 음반이 어떻기에… 
음반 판매 캡쳐_5
  “내가 엑소 팬도 아닌데, 음반까지 사게 되다니…” 라고 중얼거리며, 취재를 위해 산 엑소 1집 재발매 음반 ‘으르렁’의 포장을 뜯는 순간,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흔히 봤던 CD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형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모양은 두툼한 책처럼 생겼습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 표지 안쪽에 CD가 붙어 있고, 그 뒤론 모두 멤버들의 사진입니다. 두꺼운 종이에 멋지게 인쇄돼 있고, 뜯어서 액자에 꽂거나 따로 갖고 다닐 수 있도록 절취선까지 마련해 놨더군요. 멤버들의 손글씨를 인쇄한 가사집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요즘 대부분 음악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주로 음원을 사서 듣습니다. 들을 때 CD 바꿔 끼울 필요도 없고, 듣고 싶은 노래만 골라 사면 돼서 편하니까요. CD는 음원 사이트에 올라 있지 않은 클래식 음반 정도를 가끔 살 뿐입니다. 그런데 엑소의 음반을 보는 것만으로도, 왜 백만장 판매를 돌파했는지, 이해가 갈 것도 같았습니다. 음반을 보기 전까지는 ‘엑소가 팬이 정말 많나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엑소의 음반에는 음원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습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이런 식으로 ‘그 무엇’을 더한 음반을 낸다면, 당장 달려가 살 것 같습니다.

◆ "이건 사야 해"
엑소음반캡쳐_500
  엑소의 음반은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백만장을 돌파한 건 아닙니다. 치밀한 마케팅 전략도 숨어 있었습니다.
   먼저 ‘재발매’음반입니다. 앞서 나온 XOXO에 ‘으르렁’ 한 곡을 추가한 것이지만, 앨범 겉모습을 완전히 바꿔 내놨습니다. 엑소의 팬이라면 “이건 사야 해”를 외쳤을 겁니다. 두 번째는 ‘중국어 버전’입니다. 엑소는 많이들 아시다시피 한국인 멤버가 주축이 된 ‘엑소K’6명과 중국인 멤버 4명과 한국인 2명으로 이뤄진 ‘엑소M’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 정규 1집은 합쳐서 12명이 함께 활동했다지만, 음반은 한국어와 중국어 두가지로 발매됐습니다. 중국인 멤버들이 주축이 돼 중국어 버전을 부르고, 한국인 멤버들이 한국어 버전을 부르는 식입니다. 그렇다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중국인 멤버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한국어 앨범을 샀다 하더라도 중국어판을 또 사야 하는 셈입니다. (물론 한 가지만 산 사람도 많겠지요.)
   이건 음반 판매 현황을 보면 드러나는데요, 엑소의 음반 판매량 백만 장 가운데 40%는 중국어판입니다. 중국에 수출된 음반이 아니라, 국내에서 팔린 음반만 집계한 수치입니다. SM측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사간 음반도 있겠지만 이는 소량이고, 대부분 국내 팬들이 중국어 음반을 구입했다고 설명합니다.

◆ CD는 이제 ‘한 물’ 간 상품? 

 우리나라에서 음반 판매량이 백만 장을 넘어선 건, 12년 만입니다. 2001년 god가 선주문만으로 180만장 판매고를 올리고, 김건모씨가 135만장을 판 뒤 처음입니다. 그 사이 어마어마한 팬을 거느린 가수가 없었던 게 아닌데, 이제야 밀리언셀러 음반이 나왔다는 건, 그동안 우리 음반 시장이 얼마나 위축됐는지를 보여줍니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음반 판매 가운데 엑소가 10%를 차지했다고 하니, 음반이 얼마나 외면받는지 알 만 하지요.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LP 판매가 다시 드는 걸 보면, 신기술이 꼭 오래된 걸 몰아내지만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CD역시, 디지털 음원이 줄 수 없는 ‘실재하는 음반’만의 장점을 부각한다면, 음원에 마냥 잠식당하기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내년엔 더 많은  음악가들의 ‘독특한’ CD를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