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26일 기습적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가뜩이나 갈등의 기운이 분출하던 동북아 3국 간 외교 지형이 연말을 맞아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미국의 재균형 정책과 중국의 부상이 맞닥뜨리는 큰 그림 속에서 영토 분쟁, 경쟁적 방공식별구역(ADIZ)의 선포·확장, 군비 확충 경쟁, 역사 인식 차이는 물론 장성택 처형 등 북한 변수로 올해 동북아 정세는 어느 때보다 불안했다.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 강행은 한국, 중국이 공통으로 민감하게 여기는 역사 문제를 정면으로 자극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 한중일 3국의 협력 동력을 상실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장 한중일이 조심스럽게 타진하던 3국 정상회담 개최는 당분간 물 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008년부터 연례화 된 한중일 정상회담은 올해는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의 여파로 중국이 일본과의 '대좌'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이런 속에서도 한중일 3국은 지난달 7일 서울에서 차관보급 회의를 개최하고 3국 정상회의 개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중국이 어느 정도 태도를 누그러뜨림에 따라 가능했던 것이었다.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3국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원론적으로 재확인한 당시 회담은 3국 정부 간 협력 논의가 복원되는 첫 단추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모처럼 싹튼 한중일 3국 협력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우리 정부가 입장 발표를 통해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협력을 근본부터 훼손시키는 시대착오적 행위"라고 이번 참배를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3위 규모의 지역 통합 시장을 목표로 세 나라가 지난 2011년부터 추진 중인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 나라는 지난달 한중일 FTA 3차 협상까지 마친 상태로 내년 2월 4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세 나라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협상 진전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다.
침략과 피지배, 전쟁과 대립 등의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동북아 협력 시대를 열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한중일 FTA 협상도 일본의 돌출 행동으로 암초에 부딪힌 형국이다.
아울러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를 계기로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이 작년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고 나서 중국은 해경선은 물론 군함과 군용기를 센카쿠 인근에 보내 무력시위에 나섰고 일본도 이에 질세라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차례 무력 충돌 직전의 긴박한 상황이 조성됐다.
중국이 센카쿠 영유권 분쟁의 연장선에서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CADIZ)에서 강압적인 태도로 '관리'에 나선다면 주요 상대방인 일본은 물론 일부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우리 측과도 마찰 요인 커질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아베 '도발'로 연말 동북아 정세 다시 격랑
한일, 중일, 한중일 협력 요원…새해 정세불안 지속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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