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본 군인과 군속으로 강제 동원한 조선인 가운데 수 만명 분의 명부가 증발된 상태 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이를 은폐,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사실은 충남 태안군에 사는 86살 최동수씨가 지난 6일 일본의 시민단체 관계자와 한국 및 일본의 변호사들과 함께 후생노동성을 직접 방문해 1945년 5월에 강제징병된 형 고 최동언씨의 유해 행방과 입대 사실 등을 따지는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후생노동성 사회원호국 관계자는 최씨가 지난 2010년부터 형의 징병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명부와 군번, 근무 위치 등을 파악해 사망 일시와 장소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현재 후생성이 갖고 있는 명부로는 관련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무성의한 답변만을 되풀이했습니다.
후생성 관계자는 또 1945년 이후 일본 패전까지의 사이에 강제 징병된 조선인들의 명부가 없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구 일본군 관련 명부는 후생성에 전부 인계됐으나 전쟁 혼란 상황 등 때문에 부대별 명부 등이 없는 경우가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후생성의 이런 답변은 태평양 전쟁 말기에 군인과 군속으로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명부가 상당수 '증발된 상태'임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고 최씨 등은 주장했습니다.
최씨와 동행한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전후처리의 기본인 생사확인 등도 안된 상황에서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며 "일본 정부가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책임지고 진상을 조사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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