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대안탑은 7층에 높이가 64미터에 달합니다. 지금 봐도 그 웅장함에 탄복합니다. 하물며 1천3백61년전에는 장안(지금의 시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랜드마크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시기인 645년 선덕여왕 치세의 신라에서도 황룡사 9층 목탑이 건설됐습니다. 높이가 80미터로 대안탑을 능가했습니다. 다만 목탑이다보니 고려 시대 몽고 침입때 그만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안탑은 석탑이어서인지 천3백년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그 모습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안의 명물 대안탑이 얼마전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돌연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갑자기 대안탑이 화제의 중심에 선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 네티즌이 사진과 함께 이런 제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서입니다. '대안탑 우주로 발사됐나?' 이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요? 아래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안탑을 똑같은 장소에서, 10월24일과 12월8일 각각 찍은 사진입니다. 두 장의 사진 모두 길과 가로수, 대안탑 아랫 부분을 가린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왼쪽 사진에 우뚝 솟아있는 대안탑이 오른쪽 사진에는 감쪽 같이 사라졌습니다. 짙은 우마이(스모그의 중국어)에 가려진 것입니다. 마치 로켓처럼 서있던 대안탑이 보이지 않으니까 '발사됐다'고 패러디한 것이죠. 글과 사진은 순식간에 중국의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퍼져나갔습니다.
최근 중국은 달 탐사선 창어3호의 발사와 달 착륙 성공에 몹시 흥분해 있습니다. 글 작성자는 이 부분을 비꼰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고 달나라에 진출해 국력 신장을 과시하면 뭐하나! 국민들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스모그로 고통받고 있는데. 스모그를 이용해 대안탑까지 우주로 보냈으니 장하다. 이런 뉘앙스로 읽힙니다.
가서 직접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안탑은 한쪽, 정확히 북서쪽으로 기우뚱 기울어져 있습니다. 중국판 피사의 사탑인 셈입니다. 그런데 건축 당시부터 비뚤하게 세워진 피사의 사탑과는 다릅니다. 똑바로 서있었는데 청나라 시대때부터 조금씩 기울어지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혹자는 지진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닙니다. 현지 과학자들은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탓이라고 합니다. 지하수가 빠져나가 지하에 공동이 생겼고 그쪽의 지반이 내려 앉으면서 갈수록 기울기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는 탑의 꼭대기가 정 중앙으로부터 무려 1미터 가까이 벗어나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대안탑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쪽 지반도 인공적으로 가라 앉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건축물 일부분에 지나친 하중을 가해질 수 있고 이 경우 균열로 인한 붕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조금씩 작업을 진척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탑 꼭대기가 정중앙으로 되돌아오려면 1000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거의 우공이산 수준입니다.
현장법사가 중국 불교의 대변혁을 가져온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던 역사적 건물이 환경 파괴로 인해 갖은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지하수 난개발로 기울어지는가 하면, 스모그에 가려져 수시로 우주로 발사됩니다. 부처님이 어리석은 중생에 보내는 경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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