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각종 총격 난사 사건 범인의 이름을 공개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범인의 신상정보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다.
가해자는 되레 유명해지고 피해자의 이름은 잊혀지는 상황이 유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는 점 때문이다.
상당수 젊은이들이 유명세를 위해 총기를 난사한다는 분석도 작용했다.
지난주 총기 난사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한 2명이 사망한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의 아라파호 고등학교 사건 처리 과정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적용됐다.
지역 경찰 등 수사 당국은 가급적 가해자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는 가해자를 '총기난사범', '살해자', '범인' 등으로 지칭했다.
그레이슨 로빈슨 보안관은 "가해자는 무고한 여성을 살해한 악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기억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012년 덴버 인근 오로라에서 발생한 영화관 총격 사건을 기리는 행사에 참석하면서 12명을 살해한 가해자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는 주최측의 요청에 동의했다.
이 역시 "가해자의 이름을 듣고 싶지 않다"는 피해자 가족의 뜻을 배려한 것이다.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 등을 연구한 사회학자들과 범죄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인정욕구도 분노와 복수심, 불안함 등 여러 복잡한 범행동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고 지적한다.
컬럼바인 사건에 대한 책을 집필한 데이비드 컬렌은 이런 사건들이 좌절한 젊은 남성들이 사회를 향해 내지르는 '연극'과 같은 성격을 띠는 만큼 적어도 사건 초기에는 이들의 이름을 보도하지 않는 것이 총기 사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가해자의 실명을 비공개로 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 윤리 전문가인 켈리 맥브라이드 포인터연구소 연구위원은 피해자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 역시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범죄의 발생 과정과 동기 등을 보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상당수 언론들은 사건 기사의 기본 요건 가운데 하나인 용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가해자의 이름 언급을 자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미국 "총기난사 범인 이름 비공개로…" 움직임 확산
피해자는 잊혀지는데 범인은 되레 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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