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쇠기러기, 떼까마귀….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철새들입니다.
이맘때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은 자그마치 190여 종이나 됩니다. 해 질 녘 브이(V)자를 그리며 노을을 탐하는 철새들의 비행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요.
하지만 철새가 찾아오는 게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닭이나 오리 사육농가는 이 철새들이 옮기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비상이 걸린 겁니다.
20일 찾은 경기도 양주의 한 닭 사육농가도 방역에 한창이었습니다. 닭 4만여 마리가 하루에 3만 개 정도 알을 낳고 있는 곳이라 AI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닭장이 있는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생복과 위생화는 물론 위생화에 마스크, 장갑까지 완전히 중무장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소독제로 다시 온몸을 소독한 뒤에라야 닭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육장에 들어간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 직원들은 재빠르게 눈을 돌리며 움직임이 둔한 닭들을 골라냅니다.
이어 분변을 채취해 AI 진단 시료에 묻힌 다음 2분 정도를 기다리니 빨간 줄이 한 개 나타나더군요. 이 줄이 두 개면 닭이 AI에 감염됐다는 표시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9월에서 11월 사이 우리나라를 찾은 겨울 철새를 대상으로 저병원성 AI 감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지난 1월에서 4월 사이보다 11배나 많이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저병원성이라 사람에게는 별다른 피해가 없지만 농가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조류 사육 농가들, 가뜩이나 불경기 탓에 생활이 어려운데 이번 겨울 'AI 제로(Zero)'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마침 농식품부와 경기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철새 보금자리 주변을 일주일에 한 번씩 소독하는 등 방역에 힘을 쏟고 있으니 'AI 제로(Zero)'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오늘 밤 8시 뉴스에서 관련 내용 더욱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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