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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숙청, 권력투쟁 산물인가…전문가 포럼

서울대 통일평화硏 '장성택 실각 후 北 정세 평가와 전망' 포럼

北 장성택 숙청, 권력투쟁 산물인가…전문가 포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주최한 통일정책포럼에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장성택 숙청이 북한 내부 권력투쟁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장성택 실각 이후 북한 정세 평가와 전망'이란 주제의 이날 포럼에서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오승렬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장이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평가하고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과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장성택 처형은 내부 권력투쟁의 결과

현 연구위원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장성택 사이에는 갈등과 대립의 역사가 있다"라며 조직지도부에서도 특별히 '곁가지'에 대한 조사와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본부당 책임비서들과 장성택의 사이가 나빴다고 밝혔다.

본부당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청사에서 근무하는 당 간부의 인사, 당생활 지도, 감시 등의 역할을 하는 '당 안의 당'으로 본부당 책임비서는 여러 명의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중 한 명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과 역대 본부당 책임비서들 간의 극단적인 대립 때문에 북한에서는 1990년대 말 문성술 전 본부당 책임비서에게 '간첩' 혐의를 씌워 숨지게 한 '심화조사건'과 2010년 리제강 전 본부당 책임비서가 사망한 교통사고의 배후에 장성택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현 연구위원은 "장성택 처형 사건을 누가 주도했는지를 떠나 이 사건을 계획하고 장성택의 뒷조사를 한 것은 노동당 조직지도부"라고 지목했다.

또 장성택은 3차 핵실험 결정 과정에서 군부와 대립했고 군부의 경제적 이권에 개입하면서도 마찰이 생긴 것 같다며 결국 "당과 군의 강경세력은 장성택 제거를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차관은 "장성택 처형 사건은 내부의 파벌싸움이고 배경에는 이권 다툼이 있다"라며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재발할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최룡해 위상 더 확고해질 듯

오승렬 원장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대외적 위상과 관련해 중국이 장성택보다는 최룡해를 더 신뢰했다고 주장했다.

오 원장은 "중국은 장성택에 대해 사람이 좋고 말은 통한다고 보면서도 완전히 믿고 북중 관계를 맡길 사람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이 같은 중국의 인식 때문에 작년 8월 장성택의 방중 목적이 경제특구 문제에 국한되고 방중 성과도 미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룡해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때 군복을 입겠다고 고집한 것은 자신이 군을 대표한 인물임을 보여주겠다는 배심"이라며 중국으로서는 노동당 출신 인사이면서도 군부도 대표하는 최룡해를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본다고 주장했다.

장성택 처형 이후 최룡해는 높아진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최룡해는 지난 16일 김정일 2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군인 결의대회에서 맹세문을 낭독하며 김일성 주석에 충성한 자신의 부친 최현(빨치산 출신)을 간접적으로 언급, '충신 혈통'을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현성일 연구위원은 "북한 권부 내에서 제2, 제3의 장성택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라며 권력 내부 갈등과 대립으로 권력층의 분열과 동요, 위기의식의 가중 등 정치적 불안정의 악순환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 북한의 대남·대외정책 전망은

김천식 전 차관은 "장성택은 남북관계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의 대남정책이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 경제 중시 세력이 약화되고 김정은을 자제시킬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이권 배분 과정에서 군부가 존재가치를 부각시키려고 국지도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승렬 원장은 대외정책과 관련해 북한이 중국 의존형 대외관계를 유지하면서 억류 미국인 석방 등 돌발적 이벤트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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