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판사가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한인 판사가 더 많이 나와야 해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찰청 앤 박(50.한국 이름 박향헌) 검사는 요즘 퇴근 후와 주말이 더 바쁘다.
박 검사는 내년에 주민 선거로 뽑는 캘리포니아주 판사에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 갈이와 선거 자금 모금 행사 나들이로 분주하다.
미국 판사는 연방 판사와 주 판사로 나뉜다.
연방 판사는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주 판사는 지역별로 선거로 뽑는다.
다만 선출직 판사가 임기 도중에 사퇴하면 빈자리는 주지사가 임명한다.
임명직 판사도 임기가 만료되면 다시 선거를 치러야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판사 선거는 내년 6월에 치러지며 박 검사는 한인이 가장 많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 판사에 출마할 예정이다.
박 검사는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법은 의회가 만들고 집행은 행정부가 하지만 판사의 법 해석과 판결에 따라야 한다"며 "미국에서 판사의 재량과 권한은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20년 동안 검사로 명성을 쌓은 박 검사가 판사에 도전하기로 한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다.
변호사로서, 검사로서 한인 동포 사회에 나름대로 큰 도움을 주면서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한계'도 느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판사의 힘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검사보다 판사가 한인 사회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그는 "한국어를 할 줄 알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판사가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인구 1천만명의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는 한인 판사가 4명이 있지만 모두 남성에다 주지사가 임명한 선출직 판사가 아니다.
박 검사가 판사에 선출되면 한인으로서는 첫 여성 판사에다 첫 선출직 판사라는 명예를 안는다.
박 검사는 또 한인 사회에 새로운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인 변호사가 1년에 수백명씩 배출되고 한인 검사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지만 판사는 너무 희소한 실정"이라면서 "더 많은 한인 법조인이 판사 자리에 도전하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내가 앞장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고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 온 박 검사는 서부 최고의 명문대학인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버클리)를 거쳐 헤이스팅스 법과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어가 아주 능통한 그는 시민 단체에서 일하다 검사로 임용돼 그동안 청소년 범죄와 성범죄, 가정 폭력 등을 전문적으로 다뤘다.
박 검사는 미국한인검사협회 회장,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오렌지카운티 지회장 등 한인으로서의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모든 선거가 다 그렇지만 판사 선거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든다.
박 검사는 "25만달러가량 든다고 해서 부지런히 선거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다"면서 "한인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도 돕고 있어 내년에 좋은 뉴스를 전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 캘리포니아 판사 출마 앤 박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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