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한국 영화감독들의 연출료 수입은?

최호원 기자 bestiger@sbs.co.kr

작성 2013.12.18 09:5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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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영화 감독 쇼케이스'가 열렸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한국 감독들이 중국 영화계 인사들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공동 작업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올해는 ▲한재림(관상, 연애의 목적) ▲이준익(소원, 왕의 남자) ▲장훈(고지전, 의형제) ▲정윤수(아내가 결혼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이연우(거북이가 달린다) 감독이 참석했습니다. 연출 감독뿐 아니라 촬영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들도 참석했습니다. 중국 측의 관심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곽경택(친구, 태풍) ▲김상진(광복절 특사, 귀신이 산다) ▲김성수(감기, 무사) ▲김태용(만추, 가족의 탄생) ▲ 장윤현(황진이, 접속) 감독 등이 초청받았습니다. 관련 소식은 지난 16일 8시 뉴스 '영화 좀 맡아달라, 중국 한국 감독에 러브콜'[[클릭]]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한국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하는 중국 영화제작사들은 어느 정도의 연출료를 제시할까요? 실제 중국 영화의 연출을 제안받았던 이준익 감독은 "중국 영화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감독들의 연출료도 더 높다"며 "중국에서 작업할 경우 한국 연출료의 2배 이상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영화 시장 규모도 연간 30억 달러 안팎으로 한국의 두 배 정도입니다.)
최호원 8리 한국 감독들의 연출료는 위에서 보시는 것처럼 '유명' 감독의 경우 1편에 3억원에서 5억원을 받습니다. 흥행에 따른 추가 지급액(러닝 개런티)는 별도로 받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를 받는 감독은 국내에서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경우는 연출료와 별도로 '각본료'를 1억원 안팎 받습니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지 않더라도 유명 감독들은 자신의 의견을 반영해 시나리오를 일부 고치는데요. 이런 식의 각색료도 받는데, 각본료보다는 훨씬 적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1000만원 안팎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이것도 모두 초A급 감독들 이야기입니다.
  
일부 감독들은 직접 영화제작사 대표를 맡고 있죠. 자신의 제작사가 만드는 영화를 직접 연출할 경우 제작비 예산 가운데 자신의 연출료를 높게 책정할 수도 있습니다. 대작 영화일 경우 그만큼 감독의 연출료도 높아집니다. 심형래 감독은 2007년 자신의 영화제작사 영구아트가 '디 워'를 제작할 당시 자신의 연출료로 6억원 가량을 책정했습니다. 

초A급 감독이 아닌 경우는 어떨까요? 한두 편의 흑자 영화(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가 있는 감독들은 1,2억원의 연출료와 러닝 개런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역시 시나리오까지 썼다면 각본료도 받을 수 있는데, 유명 감독만큼은 아닙니다. 신인 감독들은 대부분 5000만원 안팎의 연출료를 받습니다. 보통은 러닝 개런티를 받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중국 '유명' 감독들의 연출료는 어마어마 합니다. 지난 9월 중국 신문 '중경시보'에서 관련 기사를 실어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중국어 기사[[클릭]] 
최호원 8리 중국리안 감독(이하 연출작 색계, 라이프 오브 파이 등)은 650억원, 우위센(오우삼/미션 임파서블2, 적벽대전 1,2편) 감독은 320억원에 이릅니다. 장이머우(장예모/황후화, 영웅), 펑샤오강(일구사이, 야연), 쉬커(서극/적인걸1,2편, 황비홍 시리즈)도 수십억원을 받습니다. 중국 영화계 입장에선 중국 내 흥행작을 만들어낼 한국 감독이 있다면 연출료로만 10억원 안팎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럼, 미국 감독들은 어느 정도 일까요? 구글에서 '연출료(directing fee)'를 검색해봤습니다. 미국 노동부 2010년 통계부터 나오더군요. 영화와 비디오 작품의 감독들은 연간 9만2820달러(2010년 6월 환율 기준 1억1040만 원)의 수입을 올립니다. 통계조사에 참여한 감독들을 한 줄로 세운 뒤 중간에 선 사람의 연봉을 기록한, 즉 중간값입니다. 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16만6400달러(1억 9800여만원)이더군요.
미국 감독 연봉그런데, 아마 진짜 유명한 감독들의 수입은 통계에 잡히지 않은 듯합니다. 다른 기사들을 살펴보니 몇 가지 추가 정보들이 있더군요. 우선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경우 1997년 '타이타닉' 당시의 연출료가 8백만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타이타닉의 제작비가 지나치게 늘어나자 연출료를 대폭 줄이고 대신 러닝 개런티를 받기로 했습니다. 이후 타이타닉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원래 받기로한 연출료보다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얻었다고 합니다. 2010년 '아바타' 흥행 당시에는 연출료와 러닝개런티로 2억6000만 달러(3100억원)을 벌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마이클 베이 감독(트랜스포머, 진주만)의 경우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2년 총수입이 1억6000만 달러(1870여억 원)입니다.

좀 덜(?) 유명한 감독들은 어떨까요? 2009년 미국의 닉 카사베츠 감독(행오버2, 노트북)은 '연출 계약을 어겼다'며 미국 영화제작사 '뉴라인시네마'에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당시 기사를 살펴보니 각본료로 27만5000달러(2009년 6월 환율 3억4000만원)를, 연출료로는 수백만 달러(비공개)를 받기로 했다고 합니다. 수십억원 정도군요.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연출료는 각국의 영화 시장 규모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또,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 유명 감독들의 연출료가 좀 적어 보이지만, 한국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는 많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감독들과 신인 감독들에 대한 대우는 확실히 박해 보입니다.
  
요즘 영화감독 지망생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내년 2월 각 대학 영화 관련학과에서 쏟아질 연출 전공 졸업자만 수천 명에 이릅니다. 모두 유명 감독을 꿈꾸겠죠. 하지만, 절대 쉽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진보적인 사람들이 모인 영화계지만,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가장 철저하게 자본주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곳이 바로 영화계입니다. 흥행이 모든 것을 말합니다. 이 시간에도 시나리오를 쓰고, 저예산영화를 만들고 있는 모든 젊은 감독들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연출료를 받는 대박 감독으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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