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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직원 변사' 국민은행 도쿄점 '침울·긴장'

'비자금·직원 변사' 국민은행 도쿄점 '침울·긴장'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현지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17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만큼 매우 침울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국민은행 도쿄지점을 찾아가니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 없이 정상적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었다.

14층에 위치한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창구 3개 가운데 2개 곳에 여직원을 배치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으며, 법인고객 등을 중심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으며, 대다수 직원들은 기자의 질문에 응대하기를 꺼리는 모습이었다.

한 직원은 현지 직원이 숨진 사건에 대해 "경찰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고 계속 면담을 요청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언론과의 접촉이 금지돼 있다.

홍보부를 통해 질문하라"며 더 이상의 답변을 피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지점장을 만나고 싶다'는 요청에 "회의 중"이라고 말했으며, 도교지점장은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낮은 목소리로 "지금 말하기 곤란한 장소에 있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도쿄지점의 직원 대다수는 자신의 신분이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등 기자에게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 직원은 기자에게 돌아갈 것을 권유하다 "경찰을 부르겠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도쿄지점에서는 한국 금융감독원과 일본 금융청이 전날부터 돌입한 추가 검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창구 안쪽 업무 공간에는 사과 상자보다 큰 상자 6개가량이 방치돼 있었다.

이 상자에는 일본어로 '예금과(預金課) 시무케쓰키(仕向付) 송금 의뢰서'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들 상자에는 각기 다른 기간이 표기돼 있었는데 가장 빠른 것은 2007년이었다.

'시무케(仕向)'는 상품 등을 발송하는 것을 의미하며, 은행권에서는 통상 송금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최소한 2007년 이후에 도쿄지점을 통해 송금된 자금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양국 금융당국의 조사로 업무가 늘어났기 때문인지 도쿄지점의 직원 대부분은 점심때가 되자 밖에서 식사하는 대신 근처 상점에서 사온 음식으로 점심을 때웠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전날 국민은행 도쿄지점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장소 주변의 폐쇄회로(CC) TV 등을 조사했으며 타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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