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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추도식에 김경희 불참한 이유

"건강 상태 우선적으로 봐야"

지난 12일 처형된 북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오늘(17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불참했습니다.

지난 해 1주기 행사에 참석했던 그녀가 유일한 오빠이자 평생 의지해온 김정일 위원장의 2주기 추모행사에 불참했다는 것은 신상의 변화를 감지케 하는 대목입니다.

일단 김경희 비서의 불참 배경에는 40년을 함께 해온 남편 장성택 처형이 결정적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비서는 젊은 시절 부부갈등을 빚고 별거해 왔지만 늙어가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오히려 장성택을 도와 김정은 후계체제와 김정은 정권 출범을 이끌었습니다.

그런 남편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결정으로 3대 세습 구축의 희생양이 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는 사실은 그녀를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당초 김 비서 입장에서는 장성택의 실각을 예상했을 뿐 전격 처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상상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김 비서는 당뇨와 알코올 중독 등 지병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장성택 처형의 충격파로 행사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 입장에서는 김경희를 오히려 이번 행사에 참석시키는 것이 장성택 숙청의 명분과 당위성에 유리해 못 나오게 말렸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건강상태를 우선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2주기 행사에 불참에도 불구하고 일단 김 비서의 정치적 위상은 그대로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5일 사망한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장의위원 명단에 6번째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장성택 숙청으로 인해 심신을 상실해 추모행사에 못 나왔을 뿐 종전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직계이자 부친 김정일 위원장과 관계가 돈독했던 고모마저 '장성택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숙청할 경우 오히려 장성택 숙청의 명분이 사라질 뿐 아니라 고모마저 밀어낸 '잔인한 지도자'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전에 호적상 김 비서와 장성택을 이혼시키는 절차를 밟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전복음모죄나 '반당반혁명종파행위'로 처형된 장성택을 호적에서 파내는 것은 기본적인 절차입니다. 

(SBS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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