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사고로 숨진 김모(84·여)씨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안양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장례식장은 쓸쓸한 분위기였습니다.
고인의 여동생과 아들 부부 등 유족 몇 명만이 김씨의 허망한 마지막 길을 조용히 지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소식에 충격을 받은 고령의 자매들은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경북 구미에서 무남4녀 둘째딸로 태어난 고인은 1954년 대구에서 경찰에 입문, 서울시경으로 자리를 옮겨 1982년 경장으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평생을 나라에 봉사한 공직자였습니다.
1985년 남편을 여의고 슬하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 1990년 직장 때문에 대구로 내려가면서 20년 넘게 줄곧 혼자 지내왔습니다.
아들 방모(65)씨는 "언제나 여장부 같은 어머니셨다"며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지하철을 타고 서울 이모집들을 거의 매일 오가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어떻게 이렇게 가실 수 있느냐"고 흐느꼈습니다.
서울 사당에 사는 여동생과 잠실에 사는 막내 집을 매일 들를 정도로 건강했던 김씨는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코레일 측의 대체인력 투입의 희생양이 돼 버렸습니다.
고인의 여동생(82)은 "14일에도 집에 왔기에 평소 먹던 반찬에 점심을 차려줬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라며 "다음 주에 놀러 온다는 말만 남기고 이렇게 가니 억울해서 어쩌냐"고 오열했습니다.
또 다른 유족은 "이모는 6·25 전쟁 때도 여군으로 참전했는데 증명이 되지 않아 참전용사로 등록되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평생을 나라를 위해 봉사하신 분인데 호국원에도 못 가신다니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코레일 측은 김씨 유족에게 최대한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김씨는 어제(15일) 오후 9시쯤 정부과천청사역에서 하차하려다 출입문에 발이 낀 상태에서 전철이 출발하는 바람에 스크린도어에 머리를 부딪혀 숨졌습니다.
사고를 목격한 안전신호수 직원이 기관사 쪽으로 수신호를 보냈지만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임시 승무원(교통대 1학년)이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해 빚어진 사고로 추정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과천 전철사고 80대 할머니, 알고 보니 전직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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