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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과 싸우던 7남매 엄마, 독일 첫 여성국방 올라

군 경력 없는 폰데어라이엔 현 노동…'메르켈 후임자'로 급부상

저출산과 싸우던 7남매 엄마, 독일 첫 여성국방 올라
7남매 엄마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집권 3기 정부에서 국방 수장에 오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55) 현 노동부 장관을 차기 정부의 새 국방장관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의사 출신인 폰데어라이엔은 그간 군과는 무관한 길을 걸어왔다.

메르켈 1기 정부에서 가족여성청년장관을 맡은 데 이어 지난 2009년 시작된 2기 정부에서는 노동사회장관을 역임했다.

그간 출산율을 높이려고 반대세력과 힘든 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독일 내에선 '저출산 파이터'로 알려졌다.

"여성을 출산 기계로 만든다", "남자에게 '기저귀 갈이 인턴십'을 시키지 마라"는 등의 비난을 물리치고 결국 아버지에게도 2개월 유급 육아휴가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는 데 성공하며 정치적 입지를 쌓았다.

의사인 남편이 일곱 자녀 양육을 주로 책임지고 있다.

그는 '워킹맘'들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자신의 남편과 같은 사례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폰데어라이엔은 노동부내 직원들에게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근무시간 외에는 연락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들의 `웰빙'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등 보수당 색채가 약한 실용주의 노선을 걸어왔다.

지난 9월 치러진 총선을 앞두고 대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 할당과 최저임금제 도입 등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의 정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메르켈 총리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폰데어라이엔을 내각 최고위직 중 한 자리에 지명한 메르켈의 결정을 두고 일각에선 놀라움을 표하며 메르켈이 그를 후계자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17일 온라인판에 "폰데어라이엔은 첫 여성 국방장관에 오르면서 그의 경력이 일대 도약했다. 여성 총리직에 성큼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메르켈은 그의 국방부 장관 내정을 발표하면서 "폰데어라이엔 장관이 사회정책과 국제문제에 관심을 둬왔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국방장관을 맡는 것은 좋은 조합이 될 것"이라고 그에 대한 배려와 신임을 드러냈다.

그동안 독일 내 일각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집권 3기 임기 1년을 앞둔 2016년 중도 퇴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그때마다 메르켈은 이를 부인했다. 폰데어라이엔 장관의 부상으로 향후 이 같은 설(說)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독일 북부 공업지대인 니더작센주 출신인 폰데어라이엔은 42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했음에도 니더작센주 총리를 지낸 부친인 에른스트 알브레흐트의 후광으로 비교적 순탄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는 평을 받는다.

기민당내 딱히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앞길이 장밋빛처럼 보이지만 2017년 임기가 끝나는 메르켈의 뒤를 잇기까지 국방부 장관직은 기회이자 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1년 징병제가 없어지고 나서 병력이 18만5천명으로 축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군 조직을 추스르고 임기중 효율적인 군의 기틀을 재정비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무인 정찰기 도입 사업인 `유로 호크(Euro Hawk)'의 실패 이후 국방력 강화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급선무다.

차기 독일의 대연정은 `여인 천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회민주당도 이번 6개 장관직 중 노동사회부, 가족여성부, 환경부 등 3개 주요 장관직을 여성 정치인들에게 배정했기 때문이다.

폰데어라이엔의 부상을 염두에 둔 견제 의도로 풀이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사민당에서 여론 지지율이 가장 높은 정치인은 작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이끈 한네로레 크라프트(52) 주총리로 역시 여성이다.

크라프트 NRW 주총리는 전차 회사의 근로자였던 아버지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후 은행에서 근무했고 대학 졸업후 경영컨설턴트로 일한 평범한 경력의 소유자다.

거침없고 소탈한 성격이 인기 비결로 수려한 외모에 귀족적인 배경을 지닌 폰데어라이엔 장관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메르켈 집권 3기 정부가 이제 시작이지만 초반부터 멀리 2017년 총선을 내다본 여인들의 각축이 독일 정치권의 치열한 기류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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