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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지고 물새는 학교, 보수는커녕 예산 다툼만

학생들 안전은 뒷전

<앵커>

서울 강북에는 지은 지 50년이 넘는 낡은 사립학교들이 많습니다. 여기저기 갈라지고, 물이 새서 곧 무너질 것 같은 건물도 여러 곳입니다. 보수가 시급하지만 예산을 놓고 교육청과 의회가 맞서면서 학생들만 위험속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북의 한 사립고입니다.

복도 벽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벌어진 틈 사이로 찬 바람이 숭숭 들어옵니다.

부식된 철근이 드러난 곳도 있고, 물이 새는 천장은 흉하게 얼룩졌습니다.

[고성재/재학생 : 이동하면 교실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거든요. 지진난 것처럼. 그 소리 들을 때마다 이러다 얼마 안 가서 무너지겠다 이런 생각도.]

전문가와 함께 비파괴검사로 건물 안전 상태를 진단해 봤습니다.

바닥 철근이 듬성듬성 배치된데다 연결 상태도 불량해 외부 충격이 가해질 경우 건물이 내려앉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콘크리트의 강도는 안전 기준의 75%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정준화/안전진단업체 이사 : 구조적인 성능을 잃었다고 볼 수 있고요. 지속적으로 방치할 경우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습니다.]

60년이 다 된 이 사립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나무로 지은 지붕 골조가 오래돼 뒤틀린데다 화재에도 취약합니다.

이렇게 긴급 보수가 필요한 D등급 건물로 판정받은 중·고등학교는 서울에만 모두 14곳입니다.

이 가운데 11곳이 강북지역의 사립학교입니다.

이들 사립학교들은 재정상태가 열악해 자체 보수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교육청이 보수와 방수 예산으로 각각 39억 원과 152억 원을 배정했지만 최근 시의회로부터 전액 삭감당했습니다.

혁신학교 예산 문제를 놓고 의회와 교육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의회는 예결위 계수조정을 거쳐 다음 주 본회의를 열어 예산 삭감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미자/학부모 : 굉장히 하루하루가 정말 불안한 거예요. 아이가 공부하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그 시간이 굉장히 긴 거예요.]

교육청과 시의회의 예산 다툼 속에 학생들의 안전이 뒷전에 밀려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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