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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장성택 복병? 국정원 개혁특위 '주춤'

여 "국정원 역할 높이 평가"..야 "개혁 주춤해선 안 돼"

[취재파일] 장성택 복병? 국정원 개혁특위 '주춤'
국정원이 지난 12일 국회에 자체 개혁안을 보고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국정원 스스로 개혁안을 마련해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어제 국회 보고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 전직원의 정치개입 금지 서약 의무화 ▲ 국회, 정당, 언론사에 대한 정보관의 상시 출입 제도 폐지 ▲ 국정원 직원이 정치 관여 소지가 있는 지시를 받았을 경우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감찰실에 '부당명령 심사청구센터' 신설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개혁안(김재원 새누리당 간사)"이라며 후한 점수를 준  반면 민주당은 "면피용에 불과해 논의할 가치 조차 없다(문병호 민주당 간사)"는 혹평을 내놨습니다.

여야는 이달 말까지 2차례 공청회와 개혁특위 전체회의를 통해 개혁 방안을 확정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렇게 초반부터 평행선을 달리니 과연 합의를 볼 수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이 많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개혁안이 주요 조간의 1면을 장식하는 등 언론에 비중있게 보도된 지난 13일 새벽. 북에서 전해진 장성택 사형 건이 국정원 개혁안 논의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대북 정보 수집 능력에 대한 평가와 맞물려 개혁안 논의의 향배에 중요한 소재로 작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장성택 처형은 북한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국정원 개혁에만 매몰되다가 대북 정보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국정원 개혁 문제를 직접 거론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도 장성택 사형과 관련한 국정원의 보고 내용을 언론에 전하면서 말미에 국정원의 대북 정보 능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지난 12월3일 국정원의 첫 실각 보고가 있은 후 1주일 뒤 북한 당국이 장성택의 실각 사실을 확인한 데 대해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서 의원은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냈던 우리 정보기관의 대북 인적정보망(휴민트)이 와해되지 않았나하는 점에 대해서는 이런 정보수집능력을 보여줌으로 해서 대북 인적정보망(휴민트)이 되살아나고 있고 국정원이 제대로 역할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라고 했습니다. 국정원 개혁 논의와 직접 연계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국정원이 이렇게 일을 열심히,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연말까지 국정원 개혁 분위기를 띄워야할 민주당 입장에선 기분 좋은 소식은 아닐 듯합니다. 장성택 사형과 그에 따른 북한의 급변 사태가 모처럼 맞은 국정원 개혁의 기회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원 개혁 특위가 국회에 주어진 역사의 책무라는 엄중함으로 인식하고 한 치 소홀 없이 한 발 한 발 전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 캡쳐_500


국정원은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거나 국정원 개혁 논의가 달아오르는 시점에 메가톤급 발표를 내놔 언론의 관심을 피해간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 공개 수사로 전환된 시점에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자신에게 향한 개혁 요구 목소리가 비등해지는 시점에, 여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겁니다.

당장 다음주부터 여야는 전문가들을 불러 국정원 개혁 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엽니다. 지금까지 국정원 개혁 문제를 바라본 여야의 시각차로 미뤄볼 때 공청회가 순조롭게 끝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여야가 약속한 국정원 개혁입법안 마련 시한은 이달 말까지입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야는 어떤 결론을 내놓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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